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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170석 안팎, 더불어민주당 90석 안팎, 국민의당 25석~30석, 무소속과 정의당을 합하면 15석 내외가 될 것 같다.”
이 같은 필자의 전날 칼럼에 대해 ‘근거가 있느냐’고 따져 묻는 독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항의자들 가운데는 상당수가 새누리당과 더민주 지지자들이었다.
물론 그들에게 구체적 근거를 일일이 보여줄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고급정보를 접할 수 있는 언론사 편집국장의 위치에서 이런 정도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쯤은 사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런데 왜, 다른 정당 지지자들은 가만히 있는데, 유독 새누리당과 더민주 지지자들의 항의가 많았던 것일까?
그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그들이 지지하는 정당의 의석수가 자신의 생각보다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심정 이해가 간다.
사실 새누리당은 당초 180석 이상을 예상했었고, 더민주는 107석을 목표로 제시했었다.
먼저 새누리당의 경우를 보자.
김무성 대표는 지난 연말 서울 장충동에서 열린 당 월간지 '새누리비전' 창간 9주년 행사에 참석해 "이번 총선에서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180석 이상을 얻어야 하고,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었다.
김 대표는 또 올해 초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20대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켜 미래를 보장받자”고 '180석’을 목표로 제시했었다.
심지어 새시대전략연구소 유창오 소장은 최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새누리당 208석’이라는 전망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김 대표는 지난 3일 한 지역 유세에서 "이번에 잘못하면 과반도 간당간당하다"고 토로했다.
물론 ‘과반 간당간당’발언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엄살전략’차원에서 나온 발언일 것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당초 목표 의석인 180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없었다.
실제 <중앙일보>가 최근 여론조사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각 정당이 차지하게 될 의석수에 대한 예상치를 물은 결과 150석을 넘어 과반을 유지할 것으로 본 전문가가와 ‘유승민 역풍’으로 새누리당의 과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을 한 사람이 각각 3명씩이었다. 새누리당이 160석 이상을 얻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고작 2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 상당수가 새누리당 예상의석을 150석 안팎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170석 안팎’이라는 필자의 전망은 후하게 쳐준 셈이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김무성 대표에게 있다. 김 대표가 이른바 ‘옥새투쟁’이라는 해당행위를 하지만 않았어도 180석은 무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선 이후 김 대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새누리당보다 더 참담한 상황이 예상되는 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더민주는 당초 130석까지 높여 잡았던 수치를 최근 110석~120석으로 다시 낮췄다.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장은 최근 YTN라디오에 출연해 "당초 130석을 목표로 했으나 상황이 조금 어려워졌다고 판단돼 하향조정하고 있다"며 "경합지역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해 110~120석 사이로 목표를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 가운데 110석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을 한 사람이 5명이나 되는 반면 100석 미만을 내다본 사람은 1명뿐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그보다 낮은 '90석 안팎’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현실로 이루어질 경우 당의 오너 격인 문재인 전 대표는 물론, 문 전 대표의 영입제안을 받아들여 사실상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종인 비대위 대표까지 모두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총선 이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김종인 대표 등 세 사람이 모두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어찌될까?
국민의당의 경우 교섭단체(20석) 수준을 내다본 전문가가 4명이었고, 2명은 10~20석 사이를 예상했다. 그런데 필자는 25석~30석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결과라면 안 대표는 대선을 꿈꾸는 수준까지는 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3의 후보가 나타나는 것은 필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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