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출마 시사’반기문에 총공세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5-26 23: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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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김홍걸 천정배 박지원 부정적...김부겸은 호평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자 위기의식을 느낀 야권 주요 인사들이 26일 반 총장을 향해 총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와서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서 나라가 어수선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같은 당 김홍걸 전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 분이 여당은 물론 우리 당으로 온다 해도 그러지 말고, 명예롭게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반기문 대망론'을 부르짖는 사람들을 비판했더니 문재인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경쟁자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자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저는 10년 전 반기문 총장이 선출되기 전부터 노무현 정부가 한국인을 유엔 사무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해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는 국적을 따지지 않고 그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가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같은 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 "그 분(반 총장)이 정치 지도자로서, 특히나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최고 지도자로서의 역량이 충분·적절한가 하는 부분은 앞으로 그 분 스스로 입증해 보여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 여러 비전이나 리더십에 대해 분명한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 총장은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이지만 공무원·관료를 성공적으로 해오신 분이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정치를 하는 것은 직업 정치인에 비해 소극적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비박계에서는 그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 내에서 험난한 검증이 치러지리라고 내다봤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친박에서 반 총장을 (대선 후보로) 옹립한다고 해도, 비박에서 (주도하는) 강한 검증과 함께 경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태풍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라며 "(반 총장이) 관료, 외교가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렇게 (험난한 검증을) 견디는 것이 힘이 많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더민주의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 당선자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국민들 가슴 속에서 UN 사무총장이라는 자부심이나 동경심이 결코 작지 않다. 세세한 이슈를 덮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김 당선인은 이날 오전 대구 수성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에 참석해 "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대선출마 시 낙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쉽게 낙마할 것인지 말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김 당선인은 "어제 발언을 보니 생각 이상으로 강한 당신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왕에 국내 정치에 발을 담근다고 결심했다면 우리 국민의 정치에 대한 기대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거듭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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