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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경선후보로 무려 9명이 등록을 마쳤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잡룡(雜龍)은 넘치고 잠룡(潛龍)은 없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서 싸울 주자는 덩치 큰 한국당이 아니라 원내 3당에 불과한 국민의당에서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즉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 싸울 주자가 될 것이란 뜻이다.
그러다보니 언론의 관심은 당장 25일부터 시작되는 국민의당 내부경선보다, ‘경선 이후 누가 문재인을 꺾을 적임자냐’ 하는 쪽으로 모아지는 양상이다.
정말 누가 문재인 전 대표를 꺾을 경쟁력 있는 후보일까? 물론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예비경선 정견발표에서 “총선의 기적을 대선 승리로 이어가겠다”며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다.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 역시 "누가 우리나라를 바꿀 것인가. 누가 과연 문재인을 이기겠는가"반문하며 "경기도에서 경제를 일으켜 일자리 74만개를 만들었던 경험을 살리고 남북협력으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던 비전으로 야권대통합을 이뤘던 통합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저 손학규가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재인을 이길 수 있는 ‘비책’이란 무엇일까?
손학규 전 대표는 친박·친문패권세력을 제외한 모든 개혁세력의 ‘대통합’을 비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손 전 대표는 “대한민국에 펼쳐지고 있는 승자독식, 약육강식의 패권정치를 두고 볼 지, 공감과 소통, 상생과 화합의 정치, 국민주권의 시대로 나아갈 지 결정될 것”이라며 “친문 패권세력으로는 나라를 살릴 수 없다.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개혁세력의 연합만이 새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눈 가리고 아웅’하지 않겠다. 혼자서만 이길 수 있다고 말하지 않겠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39석 여당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하지 않겠다. 국민의당은 더 뭉치고 더 커져야 한다. 작은 것은 결코 흠이 되지 않는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바로 죄”라고 지적했다.
즉 121석의 거대한 공룡과도 같은 민주당에 맞서 싸워 승리하려면, 39석의 ‘미니정당’으론 역부족이기 때문에 친박.친문 패권세력의 기득권에 맞서는 모든 정파들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어 바른정당은 물론 한국당 추가탈당 세력과 개헌에 동의하는 민주당 비문계까지 모두 끌어들여 ‘개혁연대’를 이루겠다는 뜻이다.
반면 안철수 전 대표의 비책은 ‘독자행보’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이날 정경발표를 통해 지난 총선에서 3당 체제를 만들어낸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강조하면서 바른정당 등 다른 정당과의 연대 없이 독자적으로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 안 전 대표는 최근 캠프 참모들에게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오면 책임을 묻겠다”는 걍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과연 어느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 그 판단은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경선결과를 통해 분명히 밝혀질 것 같다.
‘대통합’이 문재인을 이길 비책이라고 생각하는 경선 참여선거인단은 손학규 전 대표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고, 국민의당 혼자서도 충분히 문재인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거인단은 안철수에게 표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날 국민의당 예비경선에서 손학규 안철수 박주선 등 세 명의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한 만큼, 3명의 후보 모두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경선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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