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의당 경선에서 승리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각 정당의 후보가 모두 출마하는 다자구도의 경우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앞서지만, 양자 구도의 경우엔 안철수 후보가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짧게는 10일, 길게 잡아도 2주 안에 다시 지지율에 변동이 올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문재인 캠프 특보단장을 맡은 민병두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빠른 시기 맥주를 담으면 거품이 나는 것처럼, (안 후보의 지지율에도) 상당히 거품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연 그럴까?
물론 안 후보의 급작스런 지지율 상승은 경선 컨벤션효과에 따른 것으로 다시 ‘조정기’에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국민의당은 '선거인단 사전모집 없는 현장투표'라는 초유의 실험적 경선으로 흥행에 대박을 터뜨렸고, 그런 경선방식이 안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앉아서 전화로 하는 민주당 경선은 국민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현장투표’의 성공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지금의 안철수 후보 지지율은 민주당 경선 흥행실패에 따른 반대급부로 사실상 ‘맥주 거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거품이 있는 맥주’가 신선하고 맛있다.
‘대세론 후보’에 식상해 있는 국민이 ‘신선한 후보’ 쪽으로 시선을 돌릴 경우, 조정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더욱 상승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의 경선과정에서 ‘친문패권세력’의 발호에 실망한 안희정·이재명 지지층이 서운한 감정과 실망감 등의 이유로 안철수 후보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마당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들이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 올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5일 지역·성·연령 기준 할당추출법에 따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여 1500명(유선 478명, 무선 1022명)에게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6일 공개됐다. (응답률 29.4%,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2.5%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절대 투표하지 않을 후보는 누구냐’는 질문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38%로 1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8.1%로 2위를 차지했다.
홍준표 후보의 비호감도가 높은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것으로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의 비호감도가 이토록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문자테러 등으로 나타나는 친문패권세력에 대한 반발 심리 때문일 것이다.
안철수 후보의 비호감도가 4.6%인 것에 비하면 무려 6배가량이나 높은 것이다. 따라서 안희정·이재명 지지층이 곧 돌아 올 것이란 우상호 원내대표의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문재인 후보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견고해서 ‘콘크리트 지지율’이라고 불리는 반면, 안철수 지지율 가운데는 스스로 보수라고 말하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이른바 ‘샤이보수’의 지지가 상당수 얹혀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것이다.
안 후보가 그들을 투표현장으로 끌어내지 못하면, 지금의 지지율은 민주당에서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맥주거품’으로 끝날 것이고, 그들을 설득해 현장으로 끌어내면 ‘맛있는 맥주’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안 후보의 지나친 자신감, 즉 누구와도 연대 없이 나홀로 간다는 ‘자강론’이 침묵하고 있는 그들을 투표현장으로 끌어내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른 정파를 용납하지 않는 친문패권세력이 ‘큰 패거리’라면 국민의당은 ‘작은 패거리’라는 어느 누리꾼의 지적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