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뜨거운 메시지...'동주' 이어 놀라운 반향 일으키나

서문영 / issu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6-2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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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 '박열'이 개봉을 하루 앞두고 영화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이 작품은 독립운동가 박열을 이준익 감독이 다시 살려냈다는 등 호평과 함께 많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박열'은 1920년대 독립을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박열을 조명함으로써 2017년 현시대에도 삶의 가치관을 향항 질문을 던진다는 것.

영화는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와, 조선의 불량 청년이었던 박열(이제훈)의 이야기로 실화를 다뤘다. 이 감독은 영화 '아나키스트'를 준비 했을 때 살폈던 자료들 중, 박열 기록을 보고 언젠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박열'은 뜨거운 의지의 집약체다. 작품 속에는 실제 독립운동가의 투지, 그의 영혼의 동반자 가네코 후미코의 삐뚤어진 자국을 비판할 수 있는 떳떳한 사유가 담겨있다. '동주'로 송몽규, 윤동주의 심경을 피력한 이준익 감독에겐 '박열'은 운명같은 영화였을 터다.

그래서 이 작품은 그 어떤 영화보다 사실에 입각해 구현됐다. 당시 아사히 신문,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야마다쇼지가 쓴 '가네코 후미코' 평전 등에 따라 대사 뿐 아니라 일본 내각 정부까지 섬세하게 그렸다.

앞서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많았지만 '박열'은 그 이상의 특별함이 있다. 첫째, 이 작품은 경성이 아닌 동경에서의 사건을 중점으로 했다. 비운의 역사인 일제강점기 시대는 주로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들을 표현돼 왔으나 '박열'은 동경으로 배경을 둬 시대극의 새로운 관점을 불어넣었다.

때문에 일제강점기극에서 식상하게 표현된던 단순한 억울함, 아픔, 서러움을 넘어 프레임을 바꿔 일본인 캐릭터도 더 입체적으로 짚어냈다. 이 감독은 그저 억울하고 선량한 조선인이란 고정적인 캐릭터를 지양한 셈이다. 동정어린 시선이 아닌 제국주의의 만행을 비판하는 박열의 합리적 신념에 초점을 맞춘 이유에서다.

또 이 작품 속의 드러난 아나키스트의 탈국가적이고 탈민족적인, 그리고 일본인을 겨냥하는 차원이 아닌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시대적 의지는 현재에도 충분히 공감될 수 있는 대목이다. 감독의 의도를 따라가면 '박열'의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가슴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은 사유와 투지의 합이 동반하는 것.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캐스팅이다. 주연을 맡은 이제훈과 최희서. 이 외에 간토대학살을 주도했던 내무대신 미즈노 역의 김인우가 대표적이다. 이제훈은 박열이 다시 살아난 것 같은 느낌을 줄 만큼 리얼한 연기를 선보였고, 최희서는 극 순간순간 심리적 갈등의 고리로써 제 역할을 해낸다. 김인우는 앞서 '동주'에서도 출연했던 배우로, 유사한 시대에서 전혀 다른 결을 살려 '표현의 힘'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박열'은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배경을 다룬 만큼, 일본어가 자연스러워야하는 과제를 풀기 위해 실제 일본인들을 캐스팅했다. 제작진은 신주쿠양산박이라는 재일교포 극단을 찾아내 수장 김수진 대표와 극단의 배우들로 일본 수뇌부를 구성했다.

많은 영화팬들은 이 작품을 통해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란 역사적 인물을 단지 알게 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인물과 함께 그 시대의 관점을 깊숙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가 울고 있는 것이 아닌 이를 감상한 관객의 심금이 울리게 될 이유에서다.

'박열'은 반일영화가 아니다. 외려 다큐멘터리에 더 가깝다. 출중한 연기를 소화한 배우들이 이를 배가시켰다. 더욱이 극적인 재미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전개를 따라오는 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갈등과 흥미로운 장치들이 존재하는 까닭에서다. '박열'이 주는 메시지에 관객들은 어떤 악수를 건넬까. 이 작품이 '동주'에 이어 어떤 놀라운 반향을 일으킬지 추이가 주목된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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