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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7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17일 공개한 8월3주차 주중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지난 주간 조사보다 0.6%포인트 떨어지긴 했으나 71.2%로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부정평가는 비록 0.8%포인트 오르긴 했으나 22.1%로 긍정평가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 조사는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8월 14·16일 양일간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5.2%, 무선 80%·유선 2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는 중앙선거여론 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단 국민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문재인정부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과연 이런 지지율을 언제까지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최고점을 찍었던 시점은 취임 초인 5월 4주차로 당시 국정지지율은 무려 84.1%에 달했다.
그러니까 대통령으로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은 시점에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높은 국정지지율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해서가 아니라 단지 ‘잘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정지지율은 일종의 ‘기대치’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기대치마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실제 취임 100일을 맞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71.2%로 ‘뚝’ 떨어졌다.
불과 100일 만에 취임초보다도 무려 12.9% 포인트가 빠져 나간 것이다. 대체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한마디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취임 초에는 ‘앞으로 무엇을 잘 해 나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지지했다가 본격적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시점에 와서는 ‘이게 아닌데’하며 하나둘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사 문제도 그런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비판하며 5대 원칙(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을 내걸었다. 이 중 하나라도 위반할 경우엔 고위공직자로 등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과 행동은 달랐다.
문 대통령은 평소 자신이 말한 인사 5대 배제원칙에 모두 해당되는 "적폐 5관왕" 이효성씨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실제로 인사청문대상 10명 중 무려 6명 정도가 5대 배제원칙 중 한 가지 이상의 흠결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졌다.
야당으로부터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망사(亡事)’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오죽하면 "5대 배제 원칙은 임명을 배제하는 원칙이 아니라 임명원칙이 됐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왔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사드배치 문제를 두고는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현재의 국정지지율은 한마디로 이런 것이다.
취임 초, 그러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는 ‘잘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80%가 훨씬 넘는 지지를 받았는데, 100일이 지난 지금 무엇인가 일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지지율이 빠지는 것은 ‘국정운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 ‘이미지’로 쌓아 올린 높은 지지율이 ‘무능’과 ‘타락’으로 인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래선 안 된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의 미래가 암울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능한 박근혜정부와 타락한 이명박정부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지닌 정부라면 그 결과가 어떠할지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쪼록 문재인 정부는 일을 할 때마다 지지율이 빠지는 ‘실패한 정부’가 아니라 일을 하면 할수록 지지율이 오르는 ‘성공한 정부’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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