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乙 보선, 별들의 전쟁될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8-28 15: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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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수도권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총출동하는 ‘별들의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해 공석이 된 노원병과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에서 1,2심 모두 당선 무효형을 받은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있는 송파을이 유력한 재.보궐 선거구로 꼽힌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곳이 바로 송파을이다.

사실 이 지역은 전통적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초강세 지역이다. 개나 소나 새누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 지역에서 최명길 의원이 19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고 출마해 승리 할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그는 친노 혹은 친문 성향의 ‘골수 민주당’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MBC 국제부 워싱턴 특파원 출신인 최 의원에 대해 보수성향의 송파 지역 유권자들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둘째, 새누리당에선 친박-비박 갈등으로 인해 이 지역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것이 최 의원의 당선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을 것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이 지역에 친박계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으나 비박계 김무성 의원이 이른바 ‘옥쇄파동’을 일으킨 후 ‘무공천’을 선언해 버렸다. 이에 따라 유 변호사는 출마를 포기해야했고,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마를 준비해왔던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은 중안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늦은 밤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당시 제1야당의 후보였던 최 의원은 집권당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무소속 후보와 대결한 셈이다. 그로 인해 최 의원은 44.4%의 득표를 얻어, 39.5%의 김영순 무소속 후보를 가까스로 꺾고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민주당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지역이다.

그런데 민주당 차기 유력 대권자주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 지역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여의도 정가에선 안 지사가 3선 도지사 출마 대신 여의도 입성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이 정설처럼 굳어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라며 “안 지사에게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험지 출마’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파급력을 높일 최적지인 데다가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공석인 상태여서 부담도 적다”고 말했다.

실제 안 지사의 3년 지기인 정재호 민주당 의원은 “2주 전쯤 안 지사를 만나 내년에 무조건 의원 배지를 달라고 얘기했다”면서 “재·보선에 나선다면 서울 송파을이나 충남 천안갑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의원이 현재 국민의당 소속이지만 당초 공천권을 행사한 당이 민주당인 만큼, 재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정당이 후보를 낼 수 있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송파을 대신 천안갑 출마를 선택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출마여부도 관심사다.

홍 대표는 송파와 인연이 있다. 홍 대표는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돼 여의도 정치에 입문했으며, 현 거주지도 송파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당 일각에서 안희정 지사가 내년에 송파을 보궐 선거 출마할 가능성이 있으니 나보고 나가야한다고 했지만 당의 지방선거를 총지휘해야하기 때문에 송파을 보궐선거에 나갈 수 없다”고 일축했다. 물론 안희정 지사가 최종적으로 천안 갑 출마를 선택할 경우엔 마음을 다시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지역 정서가 한국당에 대해 냉담해진 것이 부담이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선 이른바 ‘제3지대 정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한번 해볼만 하다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은 이미 인재영입 1호 인사인 박종진 전 앵커를 서울 송파을 당협협의회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재선거 채비를 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에선 아직 자당 소속 최명길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으로 출마 예상자들을 거론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물밑에선 개헌정국에서 개헌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차출해야 한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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