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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소속 의원 22명이 함께하고 있는 ‘국민통합포럼’이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그건 장담할 수 없지만, 조만간 바른정당 발(發)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점은 확실해 보인다.
바른정당은 오는 11월 13일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그런데 21일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밝힌 사람은 하태경 최고위원 단 한 사람뿐이다. 전당대회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이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통합논의에 더 관심이 많다.
실제 바른정당 내 대표적 통합파인 김무성 의원은 전날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소속 전·현직 의원 30여 명과 오찬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른바 한국당 '복당파'인 김성태·김학용 의원 등과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정병국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최근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으로 돌아간 의원들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 한국당 내 비박(非박근혜)계 세력들과 함께 하는 공부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이른바 ‘흡수통합론’을 펼치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박근혜 전 대통령·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을 추진하며 바른정당 통합파를 끌어당기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판결 전후인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 사이, 즉 바른정당 전대를 전후해 양당 통합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바른정당 내에서 한국당 복귀를 희망하는 보수통합파는 약 7~8명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코 적지 않은 수다.
바른정당 내에는 아직 그 수가 미미하지만 또 다른 통합파도 존재하고 있다.
정운천 의원 등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나선 이른바 중도통합파다. 현재 파악된 의원 수는 고작 2~3명에 불과하다.
반면 유승민 의원을 정점으로 하는 자강파는 소속 의원 20명 가운데 약 절반가량인 10명 안팎에 달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바른정당이 지방선거에서 독자생존을 고집하며 이른바 ‘보수정의당’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보수통합파는 자강파의 뜻과 상관없이 지방선거 이전에 한국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농후한 탓이다. 이미 물밑에서 한국당 홍준표 대표 측과 상당부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7~8명 정도가 바른정당을 탈당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바른정당은 곧바로 원내교섭단체의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자강파 의원들 가운데 그런 초미니 정당에 남아서 장렬하게 최후를 마치겠다는 소신으로 버틸 의원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많아야 서너명 정도일 것이다. 나머지 6~7 명가량은 어쩔 수 없이 중도통합파와 함께 국민의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선 보수통합보다는 중도통합이 더욱 두려운 시나리오다.
실제 민주당 수석대변인 박완주 의원이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중도통합 가능성을 경계하며 “그렇게 되기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전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출범시킨 국민통합포럼에 대해서도 “수적으로 (두 당의 의석수가)적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특히 포럼 출범이 정계개편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여러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정계개편의 출발점’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포럼의 공동대표인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기 때문에 앞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같은 당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오후 한 방송에 출연, “일단 국민통합포럼은 정계, 정치적인, 정무적인 개편들이나 고려들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만 공약수를 찾아서 성과를 내는 활동들이 국민들 사이에서나, 지지자들 사이에서나, 의원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가 된다면 정계개편 논의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록 현재까지는 바른정당 내에서 중도통합파가 소수파이긴 하지만, 보수통합파들의 한국당 복귀 이후에는 자강파들을 대거 흡수해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를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끝까지 바른정당이라는 당명 아래 남아 있을 의원 서너명을 제외한 10여명 안팎이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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