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다가올 정계개편, 어떻게 될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10-12 13: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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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이제 정계개편은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 같다.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 어떤 형태로든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적극적인 구애로 국민당과 바른정당 등 ‘제3지대 정당’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러다 다시 거대한 패권양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양당체제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국민의당 내부를 들여다보자.

안철수 대표가 연일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물밑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그런데 호남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과 연정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안 대표가 지난 10일 김동철·박주선·박지원·조배숙·주승용·유성엽·장병완.황주홍·박준영 의원 등 호남 의원들과 여의도에서 만찬회동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일부 의원이 ‘민주당과 연정’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이미 호남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도지사 출마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12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통합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과의 ‘연정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와 당내 안철수계 의원들은 이미 바른정당과의 연대나 통합 가능성을 활발히 타진하는 상황이어서 민주당과의 연정론이 당장 탄력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바른정당이 분열되고 일부가 한국당으로 들어갈 경우, 그것이 계기가 되어 국민의당 내부에서 연정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바른정당은 분당위기에 직면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은 12일자 발행된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내 통합파들이 탈당할 경우 동반 탈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 김 고문은 일부 통합파 의원이 '선도(先導) 탈당'한 뒤 간격을 두고 탈당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나도 같이 움직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시한을 '바른정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 이전'이라며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했다.

앞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의원들은 전날 회동에서 양당 합당을 넘어 보수 세력 결집을 위한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구성에 합의한 바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같은 날 오전 ‘당 대 당 통합’ 작업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통합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당초 대여섯 명에 불과했던 통합파가 현재 10명까지 늘어났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은 “우리는 계획대로 전대를 열어 당 지도부를 뽑는다”고 여전히 전대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파가 당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그들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들어가면, 국민의당을 향한 민주당의 구애가 더욱 강화될 것이고 결국 호남중진 의원들의 ‘연정’목소리도 덩달아 커질 것이다.

안 대표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호남중진 의원들이 당을 떠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패권양당체제로 회귀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정말 다당제는 실패로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인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여전히 다당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소신파들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제3정당을 건설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정당이 국민들에게 더 신선하게 비춰질지도 모른다.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서로가 가슴을 열고 대화에 나선다면 강한 제3지대 정당의 탄생이 결코 꿈같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그런 정당을 만드는 주춧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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