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혐의 전면 부인하는 김경수 지사 구속영장 청구 검토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8-07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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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크랩 시연 참관' 관련 진술-정황증거 확보...지방선거 거래혐의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조작과 관련해 공모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해 18여 시간에 걸쳐 조사를 마친 허익범 특검이 7일 김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팀검팀이 ‘드루킹 김동원 씨 등으로부터 김지사가 댓글 여론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을 참관했다는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를 확보하고 조사과정에 드루킹과의 메신저 대화 등 각종 물증을 제시했지만 김 지사가 이를 전면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전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이날 오전 3시 50분 경 조사를 마치고 특검 건물에서 나오다 취재진과 만난 김 지사는 특검이 제시한 증거와 관련 "유력한 증거나 그런 게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당초 '드루킹 사건' 주범인 김동원씨는 옥중편지를 통해 ‘2016년 10월경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김 지사에게 킹크랩 시연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김 씨와 함께 구속상태에 있는 ‘둘리’ 우모 씨(32), ‘서유기’ 박모 씨(30), ‘초뽀’ 김모 씨(35) 등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관계자들도 특검 조사에서 킹크랩 용어가 처음 등장하는 문건이 2016년 11월 9일 작성됐고, 그날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김 씨와 김 지사가 댓글 여론 조작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진술에 따르면 김 씨는 그날 자신이 만든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 2층 강연장에서 김 지사가 보는 가운데 킹크랩 관련 파일 내용을 대형 화면에 띄워 놓고 온라인 여론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킹크랩에 대해 설명했다.

경공모 회원인 ‘서유기’ 박 씨도 당시 자리에서 김 씨의 설명 속도에 맞춰 마우스를 작동시켜 문서 파일 내용을 순서대로 보여줬다고 진술했다.

특히 ‘둘리’ 우씨는 김 씨는 킹크랩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자시에게 휴대전화를 가져오게 한 뒤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진술했다. ‘솔본아르타’ 양모 씨도 당시 2층 강연장 유리문 밖에서 이 장면을 지켜봤다고 특검팀에 진술했다.

이들은 각각 특검팀에서 김 지사가 앉아 있던 위치와 태도를 묘사했는데 그 내용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9월 28일과 2017년 1월 10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한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한 것은 물론 김 지사의 카니발 차량 운행 기록과 신용카드 사용 명세를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특검팀은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했다는 의심을 품고 있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날 조사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기억이 없고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 줄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드루킹과 인사 추천 문제로 시비한 적은 있지만 그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는 등의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1차 수사 기간을 18일 남긴 특검은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주 중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 신병 방향이 정해지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다른 여권 핵심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전개할 지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사대상으로는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해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드루킹의 인사청탁 의혹에 관여된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이 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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