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대우 기자]검찰이 노조와해 전략 문건을 작성한 의혹을 받는 삼성경제연구소를 20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에 있는 연구소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11월 말께 그룹 차원의 노조대응 계획을 담은 이른바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문건에는 '노조 설립 상황이 발생하면 그룹 노사조직, 각사 인사부서와 협조체제를 구축해 조기에 와해시켜달라', '조기 와해가 안 될 경우, 장기전략을 통해 고사화해야 한다', '단체교섭을 요구하면 합법적으로 거부하되, 알박기 노조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감안하라' 등의 지침이 적혀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노조 등은 2013년 해당 문건을 근거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의 노조법 위반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고발했으나 검찰은 2015년 당시 문건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미 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배경에는 검찰이 올해 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S그룹 노사전략'과 유사한 내용의 문건을 대량으로 보관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후 검찰은 사실상 재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검찰은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삼성전자서비스 등 자회사 노조와해 공작에 미래전략실 등이 그룹 차원에서 개입한 근거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문건이 생산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지난 18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옛 미래전략실 노사총괄 담당 부사장 강 모씨(55)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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