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사건에 반격 나선 이재명...‘반문’ 선언?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11-21 10: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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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권력투쟁 본격화되나...조기 레임덕 우려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경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를 문제의 트위터 ‘@08__hkkim’의 계정주로 지목한 데 대해 이 지사가 “저열한 정치 공세”라며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택했다”고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1일 “‘문 대통령이 나를 이렇게 공격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외형상 경찰을 향한 성토지만, 그가 말한 ‘권력’, ‘정치 공세’ 등은 모두 친정인 여권을 향한 화살이라는 것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도 이 지사가 '권력 의도'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면서 최근 여권 내 비토세력에 내밀었던 '화해의 손길'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16일 ‘특정 부위의 크고 까만 점’ 의혹과 관련, ‘셀프 신체 검증’을 단행할 당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대선 경선을 되돌아봤을 때 (제가) ‘싸가지’ 없고 선을 넘은 측면이 분명히 있다. 제 탓”이라며 “지금부터 복구하겠다”고 친문 세력과의 관계복원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김혜경씨 관련 경찰 수사결과가 전해진 이후, 친문세력을 겨냥한 이 지사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여권내 미래권력 투쟁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지사가 드러낸 반문 색채가 단순히 ‘친문(친문재인)’에 향한 불만 표시 차원을 넘어, 현 정부와의 대립 구도 형성으로 몸값을 높이고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림수일 수도 있다"며 "미래권력을 막아서려는 현재 권력과의 출동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 북에 “이재명 지사는 현실을 직시하고 ‘반문 연대’의 깃발을 드시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일 듯하다”고 조언했다.

문제인 정부가 레임덕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벌써 레임덕에 들어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 수사과정에서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g메일 아이디 'khk631000'과 똑같은 포털 다음(daum) 아이디가 수사 착수 직후 탈퇴 처리됐고 최종 접속지는 이 지사 자택으로 확인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김혜경씨가 영문 이니셜로 'hk'가 아닌 'hg'를 주로 사용했다고 주장한 이 지사 발언과 배치되는 해당 증거가 향후 검찰의 기소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경찰은 미국 트위터 사가 '혜경궁 김씨' 계정의 로그 정보 제출 요청을 거부하자 국내 포털사를 대상으로 동일 아이디 ('khk631000') 사용자를 찾던 중 포털 '다음'에 'khk631000' 아이디가 과거 생성됐다가 올 4월 탈퇴 처리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아이디가 김혜경씨와 무관한 다른 사람이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khk'까지는 모르되 5단위로 된 뒷부분 숫자까지 일치할 가능성이 거의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아이디 개설과정에서 중복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특성 상 아이디 소유주가 복수가 될 수 없다고 보고 김혜경씨를 해당 계정 소유주로 지목하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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