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전 서울대병원장, “이재명 '兄 강제입원' 요청 거절”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12-06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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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과거 분당서울대병원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친형인 이재선씨(2017년 사망)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5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2012년 당시 분당서울대 병원장이던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가 ‘형을 입원시켜달라’고 전화로 요청했지만 '전문의의 대면진단 없는 강제 입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정신과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하니 환자가 직접 병원에 오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때 의사가 현장 진단을 하지 않는 이상 입원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달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도 이 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그동안 "형님이 대면 진단을 거절하는 상황에서 이를 강제하기 위한 입원(강제 진단) 절차는 적법했다"고 주장해 온 이 지사 측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정 전 장관을 포함해 일부 병원장들과 정신과 전문의, 강제입원을 반대했던 전직 보건소장의 진술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주 초 이 지사에 대해 '직권남용', 허위사실 공표 등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지사가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시도했던 행적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정○○, 정○○ 사람으로 알려진 시설관리공단 모본부장, 국회의원 예비후보 모씨를 (이 시장이 준) 성남시의 모든 자리에서 내보내는 것이 (이 시장의 잘못된 시정을 바로잡는) 바로미터"라고 주장했던 고 이재선씨의 생전 블로그 글이 이목을 끌고 있다.

실제 이씨는 해당 블로그(http://blog.naver.com/jsleecpa) 에서 "1년 반 전 (이 시장의 비서인) 정○○을 내보내라고 했다"고 밝히면서 "전혀 반응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다수당인 새누리당과 의회민주주의를 인정하고 타협할 것 등을 당부한 20가지 항목에 걸친 쓴소리도 있었다.

앞서 이 씨는 지난 2010년 8월 13일 성남시 홈페이지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시장의 독선적인 시정 운영 등을 비판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음은 생전의 이 재선씨가 이 시장의 잘못된 시정에 대한 개선을 당부하며 남긴 게시글 일부다.

◇다수당인 새누리당과 의회민주주의를 인정하고 타협할 것
◇동생 같고 동지라고 말한 국회의원 예비후보 모씨 선거에 개입하지 말 것
◇변호사로서 자신이 변호하던 판교철거민에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할 것
◇시장 비서실의 선거캠프 출신의 능력없는 비서들을 내보낼 것
◇시설관리공단, 청소년육성재단, 아트센터, 산업진흥재단의 선거캠프출신, 시민단체 출신들을 내보내고 자리의 반은 야당측 포용할 것
◇시설관리공단, 청소년육성재단, 아트센터, 산업진흥재단의 위원회는 각각 시민대표, 학생회장, 예술가, 사업가 등 (정책)소비자들로 구성할 것
◇시장 부인은 시장 부인답게 행동하고 시장 부인의 관용차 이용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
◇시장 비서실을 통하지 않으면 계약이 되지 않는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비서실이 업자들 미팅장소가 되지 않게 할 것
◇위례신도시 5천억원 이익 발표는 사실에 입각해 틀린 내용이 있다면 사과할 것
◇1공단 공원화 변경과 분당~수서도시고속화도로 지하화 백지화를 타운 미팅으로 해결할 것
◇한사람 따라 여러 사람 따라가지 않는 인사를 할 것
◇모라토리엄 선언 사례에서 보듯이 텔레비전에 자주 나올 생각을 하지 말 것
◇아부하는 사업자들 말을 들으면 앞의 시장 꼴 나니 역사를 배울 것
◇내가 비판하던 일을 그대로 행하면 그대로 돌아온다는 부메랑 효과를 잊지 말 것
◇재선하려고 애쓰지 말 것
◇아니오 하는 참모, 경험 많은 멘토를 둘 것
◇시정철학이 있는 시장이 되기 위해 일정을 줄여서라도 생각하고 책 읽는 시장이 될 것
◇공무원 7-8급에서 좋은 사람을 좋은 자리로 가게 하는 미래를 보는 인사를 할 것
◇시장선거에 기웃거리지 않게 합리적인 공무원 평가방법을 개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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