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열린당 통합 물 건너갔나.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4-13 1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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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초선 ‘조국 반성문’에 ‘친조국’ 열린당과 통합 목소리 사라져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문을 씀에 따라 ‘친조국’ 인사들로 구성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13일 “한때 논의되던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이야기가 사라졌다”며 “열린민주당이 '강성 친문'을 상징하는 정당인만큼 보궐선거 참패 요인을 분석하는 과정서 열린민주당과 거리두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들어서기 직전 잠시나마 논의됐던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논의는 '이낙연 체제'에서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나 지난 보궐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를 거치면서 통합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보였다.


실제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서울시장 주자들인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장관이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 나란히 찬성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당시 열린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제안한 걸 환영한다며, 통합 논의를 시작할 것을 양당 지도부에 호소했다.


박영선 전 장관 측도 열린민주당과 합당 또는 단일화와 관련해 찬성한다는 것이 박 전 장관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봉주 전 의원은 후보가 결정하면 당 대표도 논의와 진행 절차를 거부하기 어렵고, 전 당원 투표도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등 절박한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반대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하루빨리 만나자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선거 참패 이후 양당 통합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특히 청와대 인사 역시 '조국 사태'에 비판적이었던 '비문' 이철희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고려하고 있는 만큼 당내에서도 이제는 열린민주당을 배제하는 독자노선에 나서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대표적인 '친 조국 인사'로 연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하며 '검찰개혁' 화두를 던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패인의 핵심은 결국 중도층 표심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조국 사태'와 거리두기에 나서자는 목소리가 보궐선거 참패 이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민주당과 함께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열린민주당 김진애 전 의원이 이해찬 전 대표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이날 "왜 열린민주당을 애당초 부정했을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창당 문제를 다시 제기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 시점에 다시금 여쭙고 싶다. 왜 열린민주당으로서는 안 되었는가"라며 "더불어민주당의 통제력을 벗어나서, 창당 인사, 정봉주-손혜원을 신뢰하지 못해서, 공천된 인물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아니면 공천된 인물들이 개혁적이어서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런 열린민주당 부정은 지금도 계속된다"며 "이번에 이해찬 전 대표가 선거 막바지에 방송, 미디어에 출연해서 선거 승리를 확언하고 열린민주당과 단일화 과정을 깎아내리시는 것을 보고 많이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전 대표는 가장 대승적일 수 있는 인물이라 여겼다"며 "그런데 그렇게 비(非) 대승적, 정확히는, 소승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게,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서는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자 한다"면서도 "이번 선거 과정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인물을 못 찾아서 마음이 아주 괴로웠다"면서 에둘러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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