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당 밖 정치인, 관심 없어” 주호영 “지금 시점에선 회의적"
조경태 "단일대오 고민해야 할 때" 장제원 "YS 3당 통합보다 설득력 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연이은 신당창당 포화로 야권재편을 위한 군불 지피기에 올인하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외부 세력과 단일대오를 위한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해야한다”며 “안 대표가 제안한 혁신 플랫폼을 우리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힘을 싣고 나서 주목된다.

10일 KBS 라디오에 출연한 조 의원은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각종 선거를 치르게 되면 상당히 불리하다. 연대든 통합이든 여러 경우의 수를 갖고 풀어나가는 게 좋겠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안 대표의 신당창당론은) 대한민국이 위기상황에 빠지고 있는 데에 대해 과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그것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독자적 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원론적인 물음"이라며 "그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지, 역부족이라고 판단된다면 우리가 진취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당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러면 진정한 연대나 통합을 이뤄내기 어렵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하나가 되는 필요성에 동의하는 모든 제정파들이 함께 추진해나가자는 생각이다. 한 개인을 위한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의심을 안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영삼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정몽준 의원과의 통합을 통해 정권을 창출했다”면서 “국민의당과 함께하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통합이나 노 전 대통령의 통합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통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 등 안 대표 발언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의미없는 상투적인 소리"라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그냥 휩쓸리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어떤 과정을 거치던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늘 주장해오던 바”라면서도 “다만 지금 시점에서 안 대표가 주장하는 그런 새로운 창당이라던지 혁신형 플랫폼이 가능한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당시 안 대표의 강연을 현장에서 들은 정진석 의원도 “정계 재편 맥락에서 신당을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며 “스스로가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성일종 의원은 YS의 ‘3당 합당’을 예로 들며 “헤쳐모이면 성공 가능성이 있나. (안 대표가) 정말로 산화할 각오가 돼 있다면 어디든 두려움 없이 뛰어들어 스스로 개척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한때 ‘안철수계’로 불리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야권 재편 주도권을 안 대표가 갖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냐"면서 "시기적으로 너무 앞선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는 지난 주 국민미래포럼 강연에서 야권 혁신플랫폼, 신당 창당 등의 혁신안 추진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전날에도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거듭 신당창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단순히 반문(반문재인), 반민주당 연대가 아니라 대한민국 변화와 혁신의 비전을 생산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개혁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하다”고 신당의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하기도 했다. 

‘야권 혁신 플랫폼이 신당을 창당하는 방향이냐’는 기자들 질문에도 “혁신플랫폼은 지금 상황을 얼마나 엄중하게 보는가에 따라 여러 가지 해법을 생각할 수 있다”면서 “저는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현재 야권과 대한민국의 위기에 순간에 제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은 혁신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의 ‘야권 재편론’은 중도·실용진영을 모으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의도 정가에선 안 대표와 새 인물이 뭉친 ‘제3지대 신당’이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누가 대안 정치세력인지를 놓고 국민의힘과 경쟁하는 구도를 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대권 직행’을 고수하던 안 대표가 최근 들어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할 각오”라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은 ‘야권단일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적 선택의 일단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민의당은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려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야권 재편에 동조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이미 논의를 시작했다”며 '혁신 플랫폼' 구성을 이번주 중 안 대표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도 12일 '마포포럼' 강연에서 다시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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