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인사청문회 문턱 넘을 수 있을까?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2-20 11: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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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막말’ 논란에 낙하산 채용 의혹까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오는 23일 국회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를 탓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이번에는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시절 '낙하산 채용'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설계자라는 점에서 야당의 표적이 되어있는 변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따른다. 


실제 변 후보자는 지난해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재임하며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과 3기 신도시 건설 등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로 손꼽힌다. 


문 대통령이 변 후보자를 지명하자마자 야권에서 "김현미 장관보다 더한 사람이 왔다"고 비판한 이유다.


하지만 변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은 과거 '막말 사례'나 '지인 채용' 의혹에 비하면 논란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인 지난 2016년 6월 SH 건설안전사업본부와의 회의에서 "(공유주택에 사는)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고 말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 발언은 입주자들이 주로 본인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때문에 공유주택 내 '공유식당'이 불편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히지만 '공유주택 입주자=못 사는 사람'이란 인식과 '미쳤다'라는 부적절한 표현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형국이다. 


비정규직 청년의 사고사로 사회적 관심이 상당했던 2016년 '구의역 사고'에 대해서도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라며 피해자 과실을 탓하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있다. 


게다가 마케팅 전문가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향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기로 한 약속을 어기거나, SH의 1급 상당 고위공무원 9명 중 과반인 5명을 자신이 졸업한 서울대 환경대학원 출신 등으로 채우는 등 SH 사장으로서 부적절학게 처신한 행적도 드러났다. 


이밖에 현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운동권 친여 인사,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SH는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있던 시절 협동조합 중 유일하게 녹색드림과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활성화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는데, 언론에 공개된 다른 업체와의 협약과는 달리 이 협약은 비공개했다. 


녹색드림 역시 SH에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공급한 것을 발판 삼아 서울시 사업을 따내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해당 과정을 두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변 후보자는 전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변 후보자는 "협약 체결식이 소규모 행사여서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을 뿐 비밀협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당시 태양광 사업 보급업체 선정 요건을 마련하거나 실제로 선정한 것은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를 추진하던 서울시가 시행한 것이고, 저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같은 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저급한 인간관과 박약한 인권의식을 보인 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잘못된 과거 발언에 대해 뉘우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시라"며 "오늘도 어딘가에서 위험과 죽음을 무릅쓰고 위태롭게 일하고 있는 모든 김군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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