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 野 대선출마 가능성 언급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5-20 1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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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말을 할 상황 아냐"…강하게 반박하지 않고 여지 남겨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3일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야권의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 감사원장이 20일 대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될 말을 남겨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명되는 데 대해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더 언급하지 않겠다)"라며 "(제 입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는 야권 내에서 대선 출마론 또는 영입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강하게 반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관계자는 최 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주변에 들어보니 본인도 그런(출마) 생각이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이유로 지난해 김오수 후보자의 감사위원 임명을 반대했던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김 후보자를 감사위원에 임명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최 원장은 감사위원에 정치적으로 중립성과 직무상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 제청되고 임명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감사원의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제청하라는 것은 헌법상 감사원장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공개적으로 그를 비토한 셈이었다.


결국, 최 원장이 두 번이나 거부하자 청와대는 김오수 감사위원 카드를 접었고, 공석 9개월 만인 지난 1월 검찰 출신의 조은석 변호사가 감사위원에 임명됐다.


그런 최 원장을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일종의 대선 예비 선수로 거론하는가 하면 최재형 영입론도 커지고 있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조경태 의원은 많은 국민이 최 원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며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최 원장과 윤석열 전 총장 같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자기 분야에서 꾸준히 일해 온 사람 중에 대통령 자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라며 최 원장을 꼽았다. 그러면서 최 원장은 판사 할 때도 평가가 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최 원장에 호감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원칙을 지키는 반문 투사 이미지다. 이른바 탈원전 정책 감사로 불리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적절성에 관한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여권이 십자포화를 퍼부었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감사원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전교조 소속 4명을 포함한 해직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걸 지적한 감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또 여권의 옹호를 받는 방송인 김어준씨와 관련해 서울미디어재단 TBS를 감사하기 위한 사전 준비 절차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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