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논의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6-16 12: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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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통합 야당, 당명부터 당헌, 정강정책까지 다 바꿔야"
이준석 “금시초문…지금까지 합의된 사항과 달라” 安요구 일축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서울시장 재보궐 당시만 해도 순항이 예상되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통합 논의가 극명한 이견 차를 보이는 등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이어서 야권통합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양당 간 합당 논의와 관련해 “이제껏 논의하지 않았던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당명부터 당헌, 정강정책을 모두 바꾸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요구를 일축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 오후 합당 관련 입장문을 통해 “통합 야당은 당헌과 정강정책을 통해 중도실용 노선을 정치의 중심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당은 지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의힘은 더 많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희생과 헌신을 보여줘야 한다”며 “당 대 당 통합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양당 통합은 흡수합당이 아니라 외연 확장을 통한 정권교체”라며 “신당에는 그런 가치가 녹아들어야 하는데 당명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외연 확장이 될 수 있는지 논의를 해야 한다고 판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언론 통화에서 “처음 듣는 얘기”라며 “지금까지 합의된 사항과는 좀 다른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제가 주호영 전 대표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것도 그렇다”면서 앞서 안 대표와 통합 논의 파트너였던 주 전 권한대행을 언급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 대표 경선 중에도 국민의당을 겨냥해 “소값은 후하게 쳐드리겠다. 하지만 지금 갑자기 급조하고 계신 당협 조직이나 이런 것들은 한 푼도 안 쳐드리겠다”라고 밝혀 사실상 개별입당 형태의 흡수통합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 기류도 재보궐 선거 이후 탄력을 받기 시작한 국민의힘 지지율이 40%에 육박한 상황에서 당 이름이 바뀌는 것은 물론 공동대표 체제가 불가피한 상황을 반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신임 인사 차 안 대표를 예방하는 일정을 통해 합당에 대한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권은희 원내대표를 합당 실무협상단에 내정했고, 국민의힘은 재선급 의원을 내세울 것으로 전해져 양 측의 견해차가 좁혀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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