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李, 당 철학·본질 호도하고 자꾸 기술로 대응하려 해”
권은희 “정치리더에게 필요한 철학과 책임 결여…리더십 위험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출발 당시엔 호조를 보이며 순항하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리더십이 14일 현재 취임 한달여 만에 '전국민재난지원금' 암초를 만나 크게 휘청이는 모양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2차 추경을 통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제안에 합의했다가 당내 반발에 밀려 이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당 대변인이나 언론 등의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려다 오히려 논란을 키우게 된 것이다.

실제 이 대표는 '독단행위'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자 '소상공인을 지원하자는 당의 주장이 수용된 것을 전제로 한 합의였고 원내지도부와 이견이 없다'고 해명에 나섰으나 김기현 원내대표가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이를 일축하면서 '거짓말' 논란까지 겹치는 형국이 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이날 "당의 철학을 이야기하는데 자꾸 본질을 호도하고 기술로 대응한다"면서 대변인이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한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윤 의원은 "새 정치를 하겠다, 구태정치를 벗겠다 하는 사람이 자꾸 본질을 호도하고 기술로 대응하면 우리 당 지지자들이 굉장히 실망할 것"이라면서 이 같이 비판했다.

특히 윤 의원은 "다음 세대로부터 돈을 당겨와 쓸 때는 피해 국민에게 지원 한다는 게 우리 당의 원칙이자 철학"이라면서 "이런 철학으로 역사 앞에 책임있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누구 한 사람이 덜컥 바꿔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걸 바꿀 때는 당원과 지지자, 의원 전부가 앉아 머리 터지는 토론을 해야지 덜컥 바꿀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합의와 합의 이후 번복하면서 해명했던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한 권 원내대표는 "기본적으로 이 대표의 리더십은 정치리더에게 필요한 철학과 책임, 이 두 가지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라고 분석하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이어 "딱 한 가지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 전에 어떤 커뮤니티에 들어가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요구하는 그러한 게시글들을 많이 보고 가지 않았을까, 거기에 반응하지 않았을까, 그 정도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라면서 "(이 대표) 리더십이 항상 위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당에서 호흡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철학과 이익의 공유가 형성되어 있어야 된다"면서 "철학 자체가 없기 때문에 공유되지 못하는 상황이고, 이익과 관련해서는 이미 이준석은 유승민계라는 그런 이익공동체가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서 당에서 리더십을 형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표는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 주장과 외교 결례가 지적되는 언론 인터뷰 등으로 연일 논란을 일으키면서 미숙함에 대한 우려를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에 필요한 건 정권교체를 위한 '관리형 대표'인데, 이 대표가 자기 정치 욕심이 과한 것 같다"며 "대선 정국의 당대표는 본인이 아니라 대선 주자를 빛내줘야 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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