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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군 제공 |
[영암=정찬남 기자] 전남 영암군 덕진면에 거주하신 92세 어르신이 지난 5일 우승희 영암군수를 찾았다.
이날 우승희 군수를 면담한 어르신은, “마음껏 써도 좋다. 단, 영암 출생아들을 위해서만 써 달라”는 말과 함께 500만 원을 입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35년 전 공무원 퇴직을 앞두고 영암으로 이사 온 이 어르신은,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지금까지 영암살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어르신은 평소 걷기와 자전거로 이동하며 여전히 집안일을 도맡아 할 정도로 건강하고 정정한 생활을 이어오고 있지만 은퇴 후 30년 동안 자신과 아내를 따뜻하게 품어준 영암이 너무 고맙지만 딱 하나 불만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몇 년 동안 마을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나지 않는다. 나는 살만큼 살았는데, 이렇게 살기 좋은 영암에 아이들이 줄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고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우 군수는 “출생률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어르신처럼 이렇게 찾아오셔서 변화를 만들어보자고 하는 분들은 드물다. 지역의 큰 어르신께서 오늘 커다란 울림을 전해 주셨다”고 반겼다.
우 군수는 이어 1년에 180여 명이 태어나는 지역 출생률, ‘아이 키우기 좋은 영암’ 정책 등 영암군의 노력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우 군수의 말이 끝나자 어르신은 “한두 달 지나 500만 원 더 내놓을 테니, 그것까지 보태서 신생아들에게 전달해 주기 바란다. 대신 반드시 익명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영암군은 이름을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어르신의 뜻을 지역사회 전체에 알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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