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송영길, 또 ‘셀프 출석’ 의사 표명...배경은?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6-06 11: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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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회 압색 통해 29명의원 출입기록 확보에 부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또 ‘셀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무위로 돌아간 첫 자진 출석 시도 한 달 만에 또 다시 일방적으로 검찰에 자진출석 의사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실제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내일(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에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송 전 대표도 지난달 2일 사전 협의 없이 검찰에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거부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과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은 이번 출석 표명도 조사 없이 끝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도 "조사 계획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 전 대표의 연이은 '셀프 출석'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비판하기 위한 취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진출석이 불발로 이어질 경우, 송 전 대표는 1인 시위에 나설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송 전 대표의 캠프 관계자들은 현금 9400만원을 현역 의원 40여명 등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지목된 대상에 지역본부장과 지역상황실장 등이 포함됐다.


앞서 프랑스 파리로 떠났던 송 전 대표는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4월 귀국해 검찰 소환을 기다려왔다.


검찰은 돈 봉투 수수자로 의심되는 이성만·윤관석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주변인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송 전 대표는 아직 소환하지 않았다.


검찰은 전날 국회사무처 압수 수색을 통해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10여명의 국회의원 사무실과 국회 본청 및 의원회관 등 29곳의 출입 기록을 확보했다.


검찰은 전당대회가 임박한 2021년 4월 28∼29일 이틀간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300만원씩 든 돈봉투를 최대 20명의 현역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말 국회사무처에 이들의 출입 자료 임의제출을 요청했지만, 국회사무처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등 정식 절차를 거쳐 달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검찰이 소수 인원에 대해 구체적 혐의와 함께 자료를 요청했던 기존과는 달리 다수의 인원에 대해 목적을 밝히지 않고 기록을 요구해 협조할 수 없다는 게 국회사무처 입장이었다.


이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전날 집행에 나섰고 금품 전달 시기로 특정한 열흘 정도 기간에 29명의 의원이 본청과 의원회관을 출입한 기록을 확보했다. 당시 송 전 대표 지지 의원 모임이 20~30명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캠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된 모양새다.


특히 돈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이자 직접 관여 의혹까지 제기된 송 전 대표 출입기록을 확보한 검찰이 그의 역할을 구체화할지도 관심 사안이다.


검찰은 확보한 기록을 통해 돈봉투 살포와 수수 의혹을 받는 인물들이 접촉한 시기와 장소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년 4월 28~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과 의원회관 등에서 봉투 20개가 의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며 수사망을 좁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송 전 대표가 ‘셀프 출석’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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