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민주당 금품 의혹 불거지자 李 대통령 ‘종교단체 해산’ 언급... 왜?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2-10 11: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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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통일교 해산되면 민주당도... 진실 드러나면 어떤 궤변 내놓을지”
주진우 “법제처장, ‘불법행위 지속되면 해산 가능’... 사실상 무리하다는 얘기”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통일교의 국민의힘 지원 의혹을 수사하던 김건희 특검이 ‘민주당에도 금품을 지원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묵살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종교단체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 해산을 검토해야 한다”고 참전하면서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0일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에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자 ‘더 말하면 씨를 말리겠다’고 공개적으로 겁박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터져 나올지 많이 불안하기는 한 모양”이라고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을 보면, 통일교는 최소한 민주당 관계자 15명에게 금전적 지원을 했다고 한다. 현 정부 장관급 4명과 접촉을 했고, 그 가운데 2명은 (통일교)총재를 찾아가 만났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 대표를 하던 시절 통일교 인사에게 민주당 당직을 맡겼다는 보도까지 나왔다”며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이)‘정치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을 했다’고 비난했는데, 그 ‘이상한 짓’으로 이익을 본 당사자는 바로 이 정권과 민주당 사람들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통일교가 해산되어야 한다면, 민주당도 해산되어야 할 것”이라며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날,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또 어떤 궤변을 늘어놓을지 궁금하다”고 압박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대통령이 구체적인 사안과 결부된 언급을 하면 굉장한 정치적 파장을 낳는 것”이라며 “(어제 국무회의 당시 이 대통령 언급은)누가 보더라도 통일교와 관련된 얘기이고, 또 법제처장의 대답을 보면 사실상 무리한 얘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한 주 의원은 “헌법상 어떤 종교든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법제처장은 민법상 법인이어서 불법행위가 ‘지속되는 경우’에 해산할 수 있다고 답변했는데 과연 이런 일회성 금품비리까지 다 포함하는 개념이냐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주 의원은 “그렇게 따지면 민주당이 북한에 800만불 갖다줬는데 민주당은 해산 안 하냐, 그런 식의 반대논리도 가능하다”며 “(그래서)대통령 언급이 오히려 통일교를 압박하는 모습이고, 이미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통일교)금품비리를 털어놓고 있는 와중에 그런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수사 관여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두 번이나 언급한 배경에 대해서는 “일종의 압박”이라며 “통일교와 민주당 인사 관련된 것은 불지 말라는 신호탄이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고, 국민의힘과의 유착을 민주당 강성지지층에 부각해서 야당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통일교가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쪽에 금품을 주고 당원가입도 했는데 국민의힘 쪽만 수사 대상이 된 건 문제가 있다’는 진행자 지적에는 “종교와 정치 분리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게 수사의 형식으로 발현될 때는 공정하고 형평성이 있어야 된다”면서 “특정 프레임으로 수사를 해버리면 본질적인 부분이 침해될 수 있고, 종교 자체를 해산한 전례를 본 적이 있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것 같고 종교 자유의 관점에서도 특정 사건과 관련돼 대통령이 (해산을)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통일교 청탁을 위해 김건희 여사와 국민의힘에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우인성) 재판 과정에서 ‘(문재인 정권 당시인)2017~2021년까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 2022년 통일교 행사를 앞두고 현 정부 장관급 인사 4명을 접촉했고 이 중 2명은 한학자 총재와도 만났다’며 ‘특검팀이 이 같은 진술을 누락했다’는 취지로 주장해 ‘김건희 특검’의 편파수사 논란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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