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시사하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25일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에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아무리 엉망이라 한들, '이낙연 전 총리'가 대체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황규한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 '못다 한 책임' 이야기 전에 문(文)정권과 민주당 잘못에 반성문부터 쓰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후 미국으로 건너가 1년간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유학 생활을 해왔다.
이 전 대표는 "잘 다녀왔다. 1년 17일 만이다. 여러분은 고통을 겪으시는데 저만 떨어져 지내서 미안하다"며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이같은 언급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정치 행보와 메시지 발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지금 세계는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여기저기 무너지고 있다"며 "수출이 위축되고 경제가 휘청거린다. 민주주의와 복지도 뒷걸음질 치고 국민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황규한 수석부대변인은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금의환향하듯 돌아온 이낙연 전 총리지만, 그동안의 행적을 기억하는 국민 입장에선 그저 '반갑지 않은 손님'일뿐"이라며 "누더기 부동산 정책과 망국적인 탈원전 정책, 근본없는 소득주도성장 등 문 정권의 숱한 무능과 실정에서 이 전 총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며 2차 가해를 했고, 북한에 의해 피격된 우리 공무원을 향해 '화장'이라는 폄훼도 서슴지 않았다"라며 "'비난은 잠시'라는 말로 꼼수 위성정당을 탄생시켰고, '괴물 공수처법', '누더기 선거법'에 힘을 실었던 당시 이낙연 대표는, 당헌당규까지 고쳐가며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인한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냈다"고 과거 이 전 대표의 행적을 비판했다.
이어 "온갖 성비위와 내로남불, 안보불감증과 입법 폭주로 상징되는 지금의 민주당이 되기까지 이 전 총리의 책임 또한 결코 적지 않다"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못다 한 책임'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 걱정하게 만든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무능과 실정에 '못다 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내달부터 전국 순회강연을 하면서 활발하게 정치적 메시지 발신에 나설 전망이다.
강연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외교 정책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한편 대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귀국 직전에도 조지워싱턴대와 독일 베를린자유대 등에서 강연을 통해 정부의 외교 정책을 강도 높게 지적해왔다.
일각에서는 친낙(친이낙연)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가 지속적으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점에서 그가 당내 비주류 규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이날 거론한 '책임'이 당의 대선 패배로 인한 정권 교체에 대한 책임 뿐 아니라,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진 것에 대한 책임까지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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