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광주 기아 오토랜드에 이어 울산 현대중공업 방문 등 부쩍 늘어난 한 대행의 현장 시찰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미묘한 시기에 미묘한 지역'을 방문했다는 정치권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미국 관세ㆍ통상 협상을 앞두고 관련 업계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했으나 여론의 기류를 바꾸지는 못했다.
특히 전날 한 대행이 광주를 방문한 데 대해서는 전북 전주가 고향인 한 대행이 통합을 염두에 둔 의도적인 일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한 대행이 지금까지 자신을 둘러싼 출마설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한덕수 대행의 대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정부청사에서 공정선거와 과도기 국정을 챙겨야 할 한 대행의 마음이 콩밭에 갔다"며 "대선 출마용 졸속 관세 협상은 불가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김 최고위원은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한마디로 신종 ‘난가병’(나인가 착각하는 병) 노욕의 대통령병 중증"이라고 거친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한 대표에 날을 세웠다.
특히 "한 대행은 헌법을 무시하고, 목에 힘주고 대통령 행세를 하고, 월권과 알박기 인사를 하고, 국회를 피해 선거 운동을 다니고, 관세 협상의 국익을 팔아 자기 장사를 하고, 트럼프 통화로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한 권한대행 출마시)5월4일 공직 사퇴 시한까지 2주짜리 출마용 졸속 협상은 절대 안 된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대행으로서 대선 관리와 관세 협상 예비 협의에 전념할 거면 당장 불출마 선언을 하고, 출마할 거면 당장 대미 관세 협의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행 역할을 할 것이면 당장 불출마 선언을 하고, 출마할 속셈이면 당장 대미 관세 협의에서 손 떼라"며 "이완용도 아니고 국익 갖고 자기 출마 장사를 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
다만 그동안 ‘재탄핵 추진 으름장’으로 한 대행을 압박하던 민주당이 "굳이 국민을 불안하게 할 필요가 있는가"라며 돌연 유보 입장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전까지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대통령 대행)권한을 소극적으로 행사해야 함에도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것 등 때문에 탄핵의 필요성이 있다고 저도 얘기했었다"면서도 "탄핵(추진)은 좀 보류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한 정의원은 "지금은 국가가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도 내수가 너무 침체돼있고 관세 전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데 권한대행을 탄핵한다고 한다면 국민이 더 불안해하지 않겠나"라며 "좀 무능하더라도 국가 운영의 중심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민주당이 과거 문재인 정권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처럼 자칫 한덕수 대행에게 대선 출마의 명분을 만들어주고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탄핵을 유보했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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