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노인 비하' 설화, 민주당 수습에도 파문 확산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8-02 14: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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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民, 노인폄하 습관적...참정권 무시에 분노"
박광온 "경로는 국가책무...어르신 위해 더 노력하겠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민주당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 주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비하 발언 진화에 나섰으나 파문은 더욱 번지는 양상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은경 위원장이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민주당은 기초연금 도입과 확대, 치매국가책임제 도입, 노인 일자리 확충, 경로단 냉난방비 확충 등 많은 노인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한분한분을 잘 모시는 건 국가의 책무"라며 "민주당은 어르신들의 안정적인 생활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의 이같은 노력에도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기색이다.


대한노인회는 이날 김호일 회장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반복하는 치유할 수 없는 습관성 정당”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노인 폄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1950~1960년대 전쟁 폐허의 잿더미인 나라를 위해 가난을 이겨내며 서독에 광부로 간호사로, 중동 열사의 땅에서 수로 공사에 참여하며, 심지어는 목숨마저 걸고 월남전에 참전하며 달러를 벌어들여 ‘한강의 기적’을 낳고,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 강국의 기초를 닦아 준 노인 세대에게 은공은 커녕 학대(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며 “민주당은 혁신위를 해체하고, 함량 미달 인물을 임명한 이재명 대표도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인사들의 인식에 깊숙이 뿌리 박힌 ‘노인 비하ㆍ폄하’ DNA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라며 “단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배 세대를 향한 그들의 적개심에 이제는 우리 사회가 엄중한 경고와 함께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썼다.


이어 “김 위원장의 발언은 민주당의 노인무시· 노인비하 DNA의 화룡점정”이라며 “대한민국이라는 ‘기적과도 같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만이라도 감사함을 느낀 적이 있다면, 천벌 받아 마땅할 그런 망언은 감히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이런 천박한 인식을 지닌 자를 혁신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을 보면, 민주당이 무슨 짓을 하려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며 “눈속임을 하면서 마치 혁신을 하는 듯 시늉을 하지만, 실제로는 진보를 거슬러 퇴행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민주당의 현주소”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김은경 위원장 본인이야말로 혁신의 대상이자 징계 퇴출의 대상인데, 이런 인물이 누구를 혁신하고 징계하겠다는 거냐”라면서 “이재명 대표는 국민께 정중하게 사과하고 혁신위 해체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본인이 전문적인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발언에 대해서 더 신경 써야할 것 같다"며 "해서는 안 되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질타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라며 "노인, 어르신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보지만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그 점에 대해선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혁신위원장을 두둔한 양이원영 의원에 대해서도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과거 중학생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아들의 생각은)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냐는 것(인데 매우) 합리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양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김 혁신위원장 옹호에 나섰지만 오히려 기름부은 격이 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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