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불구속 기소될 것...李 중심으로 사과나무 심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이 네이버 관계자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접촉해 정리한 '성남시 요구안' 문건 등을 제시하자 정진상이 그랬다는 거냐"며 “처음 본다” “몰랐다” “믿어지지 않는다” 등으로 반응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특히 이 대표가 전날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죄를 조작한다”고 했지만 해당 사건은 무혐의 처분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9월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했는데, 범죄혐의가 없다는 불기소 처분과 다른 것으로 이후 고발인의 이의 신청으로 뒤늦게 검찰수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사전에 준비한 A4 6장 분량의 진술서를 통해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날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피의자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면서 “검찰에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던 이 대표는 형사3부 유민종 부장검사의 조사를 시작하자 “진술서로 갈음한다” “의견을 묻지 마라”는 답변을 반복했고 이어진 오후 조사에서도 “성남FC가 후원금을 받는 데 관여한 바 없다”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고 비슷한 기조를 이어갔다는 것.
성남FC 뇌물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성남시와 무관한 독립 법인이고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미 이 대표가 측근인 정진상씨를 통해 성남FC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다수의 증거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2015년 2~3월 곽선우 당시 성남FC 대표에게 “성남FC 운영을 정진상에게 맡겨뒀다. 정진상과 상의해서 결정해라”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후 정씨가 곽 대표를 건너 뛰고 실장들에게 실무를 직접 보고받고 지시한 사정들이 파악돼 있다는 것이다.
두산건설 등 6개 기업이 제공한 돈은 광고비라는, ‘광고 효과’라는 반대급부가 있는 정당한 계약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다. 성남시가 기업 민원을 해결해 준 것은 광고 유치와 별개인 적법한 행정 행위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검찰은 기업들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고 민원 해결이 광고 계약과 연결되는 과정에 이 대표의 지시도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 청탁을 받고 다른 사람이 대가를 받게 하는 것이 ‘제3자 뇌물’인데, 이 사건 경우 기업의 청탁 행위가 실제 있었고 그 반대급부를 성남FC가 받았다는 것이다.
과거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SK텔레콤의 청탁을 해결해 주고 자신이 다니던 절에 10억원을 시주하게 했는데 대법원은 제3자 뇌물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검찰이 이대표를 악마화 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한 박 전 원장은 "정치인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협치를 할 때 발전할 수 있는데 서로 악마를 만들어가면 충돌밖에 없고. 그사이에 우리 국민은, 우리 경제는 나락으로 빠지지 않냐"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이 논의 중인 김건희 특검법도 이런 충돌의 일환이냐'는 진행자 지적에는 "이재명 대표가 김건희 특검 하지 말자 이야기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구체적으로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진술이 나오고 검사가 발표하는 것은 당연히 이야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 이재명만, 이재명 부인만, 이재명 아들만 (수사) 하냐"고 반발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기소 전망에 대해서는 "검찰이 그대로 놔두겠냐"고 기소에 무게를 실으면서 "구속 영장 청구한다고 엄포는 놓지만 자선을 베푸는 것처럼 불구속 기소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대북 불법 송금 혐의 등으로 전날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회장에 대해서는 "북한에 돈 준 것, 이재명하고 관계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군불을 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내년 총선까지. 계속 끌고 가 민주당 총선을 어렵게 하고 또 이재명 대표한테 많은 상처를 주려고 하지만 정치는 계산대로 안된다"며 "지금은 부당한 야당 탄압에 대해서 일치단결해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 된다"고 독려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는 대장동 수사에서 성과가 빨리 나온다면 설 이전에 중앙지검과 성남지청이 동시에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