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설훈-이원욱 “李 사퇴해야" ...조응천 "중병 걸렸는데 통증 못느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리스크’를 우려하는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비명계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이원욱 의원은 13일 이재명 대표 거취와 관련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스스로 물러가 준다면 당으로선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이 대표를 강제적으로 몰아내는 방안에 선을 그었다.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한 이 의원은 "이재명으로만의 민주당도 안 되지만 이재명 없는 민주당도 위험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때문에 어떻게 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이 대표 스스로 결단을 하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 대표 스스로 리더십을 회복해내지 못한다고 하면 이 대표 거취에 대한 문제들이 훨씬 더 눈덩이처럼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한 당내 우려를 70~80도 수준이라고 평가했던 그는 "정치 훌리건 등 강성 팬덤들의 문제, 그 다음에 이래경 혁신위원장 인사 문제를 보면서 최근에 온도가 많이 올라가고 있는 거 아닌가 싶다. 80~90도 정도로 올라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전날 열린 의총에서도 이재명 대표 리더십 등을 겨냥한 비명계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조응천 의원은 "혁신위가 뭘 하는 기구인지 합의하지 않고 '론칭'부터 했다가 더 큰 문제가 생긴다"며 "우린 중병에 걸렸는데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워낙 '개딸 뽕'도 있고, 상대 '빨간 당' 실책도 있고"라고 했다고 이 대표를 향한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재명 대표의 1년을 평가해야 한다. 병을 고치려면 문진도 해야 하지만 엑스레이나 MRI도 찍고, 어떻게 생겼는지 거울을 자세히 봐야 한다"며 "이런 것 없이 현역의원 기득권 혁파, 대의원을 없애겠다는 것은 방향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설훈 의원이 이래경 혁신위원장 낙마 사태 등을 거론하며 "이 대표가 정치를 오래 하려면 지금 사퇴해야 한다"고 기존의 주장을 이어가자 친명계 일각에서 "그만 좀 하라"며 야유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잘하겠다. 총선 승리가 가장 큰 혁신"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자신을 겨냥한 사퇴론을 일축해 이목을 모았다.
한편 여의도 정치권은 민주당 전대 당시 최대 70명 정도로 파악됐던 친명계 규모가, 현재 측근 모임 ‘7인회’와 당내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 등 40명 정도로 축소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반해 반명계를 포함한 비명 그룹은 친문과 이낙연·정세균계 등 80명 정도로, 나머지 50여명은 중간지대로 분류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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