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돈봉투 전당대회 수혜자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지난 대선 때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후보단일화를 제의했지만 거절당해 결과적으로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 노회찬 의원이 살아 있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다'라며 정의당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에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6일 송 전 대표를 겨냥 “없는 말로 남의 당 흠집이나 내지 말고 조용히 검찰 수사를 제대로 받아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뭔가 대단히 착각을 하거나 아니면 굉장히 의도 있는 발언이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의도적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정치적 의도라기보다는 개인의 의도"라며 "송영길 대표가 돈봉투 의혹으로 수사대상에 올라 있는 등 당히 궁색한 처지에 몰리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레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일종의 프레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고 노회찬 전 의원과) 정의당에서 함께 정치역정을 밟아왔던 사람들이다. 그 누구보다 노회찬을 잘 아는 사람들이 정의당을 지키고 있다"며 송 전 의원이 고인을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송 전 대표가 '당내 선거도 100만명 이상이 참가하는데 경비지출에 대한 법률 규정이 미비, 밥값 등 경비를 지출할 방법이 없다. 밥은 먹어야 하지 않는가'라고 한 부분에 대해 "돈봉투를 뿌렸다는 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진행자가 "송영길 전 대표가 '밥은 먹어야 할 것 아니냐'라는 말을 했다"고 하자 이 대표는 "거꾸로 얘기하면 결과적으로 돈봉투는 뿌렸다, 이렇게 되는 것, 돈봉투 살포 의혹을 덮을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라며 스스로 돈봉투 건을 시인한 발언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돈봉투를 절대 뿌리지 않았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 왔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덧붙인 것 같다"며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스스로 미래를 닫는 꼴 되지 말고 조용히 수사를 제대로 받으시는 게 좋다"고 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전 의원 묘소를 참배한 소식을 전하며 “노회찬 형이 살아 계셨다면 지난 대선 때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를 하고 윤석열 검찰 독재를 막아내고 연립정부를 구성했을 텐데, 지금 상황을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진다”고 남겼다.
송 전 대표는 같은 날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서는 ‘노회찬 의원 발언’에 대한 질문에 “(2022년 3월 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기습적으로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했을 때 심상정 정의당 후보한테 단일화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전후 사정을 보면 심상정 후보는 아예 윤석열 대통령이 될 것으로 전제하고 했던 것 같다”며 “너무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난번 위성정당 문제로 (정의당을) 서운하게 한 것에 대한 잘못은 있지만 어떻게 윤석열 정권을 저렇게 용인할 수가 있었을까”라며 “노회찬 선배가 후보였으면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연립정부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이런 마음이 드니까 막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그러자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노회찬 정신을 모독하는 송 전 대표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의 문제를 눙치기 위해 노회찬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격했던 노회찬 전 의원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노회찬은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 검찰과 싸우지 않았다. 송영길은 법정이 아니라 검찰청 앞에서 무죄를 주장했다”며 “개딸은 몰라도 보통 시민은 같이 분노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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