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자발적으로 사표 낼 수 있게 돼 영광”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8-01 14: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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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보복’ 112상황팀장 발령은 참을 수 없는 모욕”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면서 전국 총경회의를 주도했다가 징계를 받은 뒤 지난 31일 사직서를 제출한 류삼영 총경이 1일 “차라리 자발적으로 사표를 낼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류 총경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파면과 해임을 생각했었고 자발적으로 사표를 낼 수 있는 상황보다 더한 걸 생각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112상황팀장 자리로 인사발령을 받았던 것에 대해 “(총경회의에 대한 2차 보복이라고)확신을 하고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가 이번에도 늦어졌고 2월 보복인사가 1차 있었는데 그때도 인사가 늦어졌을 때 소문이 (윤희근)경찰청장이 전권을 행사하는데 외압이 개입해서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결국 상상도 못할 보복인사로 이어졌다”며 “이번에도 2주 전에 이미 인사하겠다고 청장이 공개적으로 얘기했는데 1주 늦어지는 상황은 외압과 힘겨루기를 하다가 수해를 만나서 2주가 연기가 된 상황”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보복인사의 배후가 (행정안전부)장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더 위라고 본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하며 “청장의 의사를 강하게 제압을 해야 하는데 청장은 이런 보복인사를 하는 게 조직내 신망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정말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청장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곳은 경찰국 수준은 아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희근 경찰청장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건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안타까운 일”이라고 동의하며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심하게 훼손되는 건 경찰의 위기이고 국민적인 위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게 인사인데, 인사가 만사라는 뜻은 인사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공공연하게 보복인사를 하는 건 경찰의 중립이 제대로 지켜진다고 볼 수 없는 명확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한편 류 총경은 지난 31일 서울 중구 경찰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5년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경찰 조직의 일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누구보다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1년간 일련의 사태로 경찰 중립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을 더는 지켜보기 어려워 감히 14만 경찰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사직을 결심했다”면서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경찰청장에게 간곡히 호소한다. 저의 사직을 끝으로 더 이상 조직 전체를 뒤흔드는 보복 인사를 멈추고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는 청장 본연의 임무를 다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국민들께서 경찰 조직이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오롯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찰’로 긍지를 갖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게 경찰 조직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류 총경은 지난 2022년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총경회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12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바 있고 최근에는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전보돼 ‘망신주기 인사’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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