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리스크에 등판론 ‘솔솔’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2-26 15:11:1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복지 조세 등 정부 정책에 날 선 비판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일 현 정권의 복지·조세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사자 소환 통보 사태로까지 번지자, 미국에 체재하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정권과 각을 세우는 형식으로 몸을 풀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대한민국은 방향을 잃고 있다"며 "경제와 안보의 복합 위기가 몰려오지만 어떤 고민을 하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노인과 빈곤층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자는 의료복지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며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급증해 눈사태 같은 상황이 다가오는데도 세금정책은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먼저 이 전 대표는 분배경제학을 강조한 '학현학파'의 종주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저자 조세희 작가의 타계를 기리며 "일찍이 1960년초에 '소득재분배' 개념을 도입한 국내 진보경제학의 선구자 변형윤 선생의 행동에 우리는 죽비를 맞으며 자랐다. 조세희 작가의 서울 어느 곳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쟁이 가족의 삶을 젊은 시절의 나도 아픔으로, 분노로 읽던 기억이 새롭다"고 회상했다.


이어 "(변형윤·조세희) 두 분의 생애와 우리가 꾸리는 지금 세상을 생각하니 부끄럽고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두 분을 보내드리며 우리 세대의 못남을 자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분 모두 우리 사회의 그늘과 약자들에게 햇볕을 보내라고 호소했다. 단번에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 방향으로 좀 더 빨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처럼 정부 비판 목소리를 낸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 체제의 위기에 대비해 등판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사법 리스크는 사방에서 이 대표를 겨누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 기소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기업 후원금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이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 외에도 대북 송금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쌍방울그룹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도 종국엔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와 연결된다는 시각이 강하다.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인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을 받는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또한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친낙계가 세를 결집하며 이미 이낙연 전 대표 등판 준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여겨지는 친낙계 중심 ‘연대와 공생’ 포럼이 지난 11월부터 재가동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또 설훈 의원을 포함해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오는 1월 미국을 찾아 이 전 대표를 만날 계획으로 알려졌다. 설 의원은 ‘인사차 가는 것이고 당내 상황과는 무관한 일정’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등판 계획 등 앞으로의 행보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지 않겠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조기 귀국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꾸준히 나온다. 친낙계에선 “사실무근”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는 전망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