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 억대 불법 도박서버 만들고 운영까지

최성일 기자 / look7780@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4-18 16: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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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총책 등 17명 구속ㆍ입건... 범죄수익 2억 달해
이용자 96명 불구속 입건... 초등생ㆍ여중생도 포함

[부산=최성일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도박 서버를 개설해 1500여명을 상대로 인터넷 도박을 유도한 후 2억여원을 챙긴 10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장 개설, 도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성인 총책 A(20대)씨를 구속하고, 총책 B군과 서버 관리자 C군 등 16명과 도박 이용자 9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 C군 등은 지난 2022년 12월~2023년 10월 서버 제작 기능이 있는 SNS에 도박 서버를 만든 뒤 또래 집단에 초대 링크 등을 보내 돈을 받고 도박 게임에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2억13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중학생인 총책 B군과 고등학생 서버 관리자 C군의 공모로 시작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B, C군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친해졌고 확장성이 큰 SNS인 '디스코드'에 도박 서버를 만들기로 했다.

C군이 서버 개발·유지 관리를, B군은 전반적인 운영을 맡았다.

둘은 도박 서버 내 직원 모집 글을 공지하고 공범을 끌어들였다.

B, C군은 게임머니를 충전, 환전하는 직원도 중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뽑았고,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돈을 송금받는 은행 계좌 역시 중·고등학생 5명에게 하나당 10만∼20만원에 사들였다.

총책 A씨는 애초 도박 이용자였다가 직원 모집 공지글을 보고 지원해 운영자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B군은 자신이 경찰 수사를 받자 성인 총책 A씨에게 수사 내용을 공유하며 단독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하도록 돕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입건된 도박 이용자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었고 초등학생 1명, 여중생 2명도 포함됐다. 한 사람이 베팅한 최다 금액은 218만원이었고 한 고등학생은 4개월간 325차례 입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SNS 등에서 광고에 현혹돼 불법 도박에 빠지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도박 서버를 운영하고 계좌까지 제공하는 지경에 이르러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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