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늦었지만... '눈물의 명예졸업식'

황혜빈 / hhyeb@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02-13 04:00:1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단원고 희생학생 250명 졸업... 유가족들 참석

[시민일보=황혜빈 기자] 12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강당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250명의 명예 졸업식이 거행됐다.

이날 졸업식은 추모 묵념, 추모동영상 상영, 회고사, 편지 낭독, 재학생 합창, 명예 졸업장 수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강당에는 희생된 학생들의 이름이 붙여진 의자가 마련돼 부모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먼저, 명예 졸업식 참석자들은 다함께 학생들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묵념이 끝나자 양동영 교장은 학생들을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1반부터 차례로 학생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강당 앞 대형 스크린에는 희생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함께 나타나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이어 희생 학생의 아버지이자,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전 운영위원장인 전명선 씨가 회고사를 했다.

전씨는 “세월호 참사 없었더라면 대학 졸업반이 되었을 아들딸이었다”며 “학생복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자리했어야 할 졸업식장에 엄마, 아빠들이 공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그 후, 희생 학생들의 후배였던 10회 졸업생 이희운 씨가 마이크를 잡고 편지를 낭독했다.

이씨는 "(학교에서 후배들에게) 미소지으며 다가와 준 선배들에게 감사했다. 감사했다고 보고싶었다고 묵혀둔 감정을 이제야 꺼낸다"며 "그리운 마음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겠다"며 울먹였다.

단원고 재학생들은 희생 학생들을 추모하며 ‘눈물기도’ 등의 합창을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부모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유 부총리는 "부모님들 뵙고 인사드리겠다 생각하고 왔는데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많은 일 남은 거 알고 있다. 부총리로서,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족들은 노란 보자기에 싸인 졸업장과 졸업앨범 등을 수여받았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16일 제주도를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며 총 304명이 희생된 참담한 사건이다.

여기에는 당시 수학여행을 위해 배에 탄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중 250명도 포함됐다.

이 중 2학년 6반 남현철군과 박영인군, 교사 양승진씨 등 단원고 학생과 교사 3명의 시신은 끝내 수습되지 못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황혜빈 황혜빈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