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바로 엊그제 ‘서열과 기수파괴식 검찰개혁’을 정면으로 비판했던 대검찰청 형사부장 김원치 검사에 대해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라”며 반박한 성명서가 발표된 일이다.
성명서의 당사자는 한나라당 고진화(영등포갑)위원장을 비롯,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18명의 여야 정치 현역들.
이들은 ‘김원치 검사는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김원치 검사는 80년대 전두환 군부독재정권 시절 출세의 지름길인 공안검사로 재직하며 안기부와 공조하여 많은 민주 인사들을 법의 이름으로 가두는데 앞장섰던 사람”이라며 “지난 2월에는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이 김근태 의원 고문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장본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은 이 성명서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섞여 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고위원장은 “역사는 반드시 과거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결코 숨길 수 없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어도 사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김원치 검사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현정부를 향해 검찰저항을 선동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론과 상관없이 자신의 소신을 드러낸 것에 대해 이렇게 설멸하고 있다.
“정치적 입장이나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 사회가 올바르게 변화해야한다는데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들 한나라당 의들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평검사들과의 토론은 일부 파퓰리즘 요소가 없지 않지만 비판의 소지를 줄여나가는 지속적인 노력이 선행되는 것을 전제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민감한 사안마다 이런식으로 이벤트성 기획으로 처리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정치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다선의 의원들, 소위 정치 몇 단이라고 하는 경륜(?)을 앞세우는 사람들도 해내지 못한 일을 정치초년생 격인 386세대가 해내고 있는 것이다.
협력할 것은 소속 정당을 떠나 협력하고, 비판할 것은 과감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는 386세대가 있는 한 우리의 정치 미래는 희망을 가져도 좋을 듯 싶다.
이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전해준 ‘386 정치’ 그 이름들을 어찌 잊을까.
고진화, 문용식, 박종운, 안병용, 우상호, 윤성구, 윤호중, 이강진, 이규희, 이정훈, 이종운, 이인영, 정태근, 최민, 함운경, 허인회, 홍성영, 황인상
희망의 이름 ‘386 정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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