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의원 절대사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4-13 17: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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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팀장 {ILINK:1} ‘어디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

요즘 우리나라 입법기관 주인공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떠오르는 말이다.

특히 이번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의 텅 빈 전경을 바라보노라면 더 그렇다.

대체 국회의원을 296명이나 뽑아놓고서도 정작 개회 정족수에 필요한 54명을 채우지 못해 본회의 속개를 1시간씩이나 지연시켜야 하는 것이 오늘날 국회의 현실이다.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가장 기초적 직무인 본회의 참석조차 외면하고 있는가. 본말이 전도된 의원들의 이 같은 행태는 자신을 선택한 민심에 대한 배은행위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민주노동당에 의해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원내총무들이 ‘직무유기’ 죄목으로 검찰에 고발된 사건은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새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

선거기간 동안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유권자를 향해 90도 각도로 정수리를 내보이던 그들이 왜 국회에만 들어가면 초등학교 저학년 도덕의식 수준에도 못미치는 도덕불감증 환자가 돼버리는 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명색이 걸어다니는 입법기관이라는 그들이다. 그런데 법을 어기면서도 그들은 아무런 죄책감이나 면구스러움도 알바 아니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러고도 때만 되면 고액의 세비를 넙죽넙죽 잘도 받아 챙긴다. 최소한의 ‘무노동 무임금’ 기본 원리조차 그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건 바로 ‘세금도둑질’이다.

법을 어기는 사람은 범법자다. 국회의원도 법을 어기면 범법자다. 범법자들이 만들고 다듬는 법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지겠는가.

대선 이후 ‘첫 번째’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4.24 재보궐선거 열풍이 뜨겁다.

입후보자 개인은 물론 각 당 지원전도 생존법칙 아래 치열하다.

다른 선거때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을 아니면 자기 당 후보를 뽑아만 준다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서 할 일 많은 국회에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매달리고 있다.

유권자의 선택에 ‘생과사’의 기로가 달려있는 만큼 유권자를 향한 이들의 구애행각은 그만큼 절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당선이후다.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냐 싶게 그토록 소중했던 국민은 안중에 없게된다. 다음 선거때나 끄집어내게 될 기억 저편에 가라앉는 존재가 되고 만다.

이번 재보궐 선거전에 나선 후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최소한 선거전 당시의 초심만 지켜라,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다짐했던 국민을 툭하면 가치없는 정쟁의 들러리로 이용하거나 단순 표찍기로 만들어 무뇌아로 전락시키지 말라, 그리고 더 이상 국민을 정쟁의 볼모로 내세우지 말라.

“국민들이여, 더 이상 정치권의 ‘봉’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라도 불량상품(?)의 국회진출을 용납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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