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동료 초선의원 162명이 평가한 결과 민주노동당 소속 심상정 의원이 17대국회 여야의원 중 `최고 선량(選良)’으로 뽑혔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경향신문이 최근 초선의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심 의원(16명)은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13명)이나 열린우리당 최재천(9명) 장향숙 의원(8명) 보다도 훨씬 높은 지지를 받았다. 또 민노당 노회찬·최순영 의원도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과 같이 각 5명의 지지를 받아 훌륭한 의정활동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도 비교섭 단체의 한계를 딛고 여야 없는 고른 지지를 받은 심 의원의 ‘1위’는 참으로 대단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지난 17대 총선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노동계와 서민의 권익을 앞세운 진보정당인 민노당이 원내진출에 성공함으로서 한국 정당정치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실제로 국내 진보정당사에서 민노당의 원내진출은 1960년 이후 44년 만에 진정한 의미의 진보정당이 제도권 정치에 진입했다는 정치사적 의미를 지닌다는 게 정설처럼 돼 있는 마당이다.
그러나 민노당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마침내 숙원인 여의도 입성의 꿈을 이뤘으나, 그 성과에 대해서는 다분히 회의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민노당은 경제, 노동 등 각 분야에서 `부유세 도입’처럼 뚜렷이 차별화된 정책을 내세우고 정치 개혁 작업에도 힘쓰면서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실제 자신들의 정책을 입법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에서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쳐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당으로서는 교섭단체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회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기가 사실상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은 극복하기 힘든 한계였을 것이다. 이밖에도 기성 정당과의 시각차와 경험부족도 민노당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민노당은 우리 사회의 주류에서 비켜나 있던 노동자와 농민 등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면서 기성정당이 하기 힘든 역할을 대신했다. 처음 치른 가을 국정감사에서도 내실있는 성과를 올렸다.
급기야 이번에는 심상정 노회찬 최순영 의원 등이 각종 의정활동에 성실히 임하는 모습으로 동료 초선의원들에게 모범사례로 평가받기에 이르렀으니 괄목할만한 성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민노당의 이런 모습은 기존 지지층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나름대로 좋은 이미지를 전달, 어느 정도 지지기반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민노당은 더욱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후로도 진보정치에 대한 시험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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