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복원사업에 대한 평가(3)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2-07 18: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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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통연수원장·정치학박사 조광권 {ILINK:1} 반면에 1000만 인구의 기개발된 도시를 책임지고 관리해나가는 집행부의 현실적 어려움을 절대 간과해서도 안된다.

늦게나마 문화재청이 나서서 광교, 수표교, 오간수문 주변을 사적지로 지정하고 수표교 복원을 서울시에 촉구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청계천은 과거에 자연하천이었나, 아니면 인공하천이었나, 현재의 청계천은 어떤 하천인가, 미래의 청계천은 어떻게 되어야하나. 참으로 난해한 질문이고 묻는 사람의 의도와 대답하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청계천복원계획 숙성과정에서 서울시와 시민위원회가 첨예하게 대립된 부분의 하나이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청계천은 자연하천이었는데 조선왕조가 한성을 수도로 정하면서 도시의 배수시설로서 활용 되고 그 기능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개척한 하천이다.
그리고 해방 후 경제개발시대에 복개되고 고가도로가 놓이게 된 후 하수도시설로 전락했다. 복원된 청계천의 현재 모습은 누가 보아도 자연 하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언제든 상류와 연결될 수 있고 또 하류는 중랑천, 한강으로 연결되어 있어 인공하천이라고만은 정의 내리기도 어렵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서 서울시는 자연 생태를 살리기 위하여 협소한 상류에도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고수부지를 만들고 하류는 가급적 생태 하천 형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일부 환경단체의 주장대로 생태를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 내용도 현실을 전혀 무시한 주장이라 보이고,

또 앞으로 자연 생태를 회복할 여지가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결국 이문제는 청계천 주변 재개발과 관련하여 미래의 청계천을 어떻게 만들어 갈것인가의 여하에 달려 있다고 본다.
최근에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상류 지천의 복원문제, 한강의 생태복원 논의 등이 이 문제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

지난 10월1일 청계천 복원사업이 준공식을 가졌다. 항상 불안했던 복개도로와 고가도로가 철거되고 청계천은 맑은 물이 흐르고 고기가 뛰어노는 수변공간으로 재탄생하여 많은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그리고 물길과 바람길이 뚤려 주변 온도가 1~2도 낮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해방후 50여년전의 모습 그대로인 청계천변은 여전히 혼잡과 오염으로 시민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 학기에 시립대학에서 청계천을 주제로 한학기를 강의한 적이 있다.
“교수님 앞으로 청계천변은 어떻게 변합니까” 학생들의 마지막 질문이었다. 내 대답은 “나도 그 부분이 대단히 궁금하고 흥미롭다.

그러나 나도 모른다. 단 굳이 대답한다면 딱 우리시대의 국민 수준만큼 될 것이다.”
주변상인들의 이해, 토지주 건물주들의 이해가 다르고 시민들의 욕구도 다양하다.
이러한 많은 이해관계가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서 청계천변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청계천복원사업의 첫번째 목표는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과 우리 역사 문화의 복원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목표는 이렇게 달라진 청계천이 계기가 되어 청계천변 수십만평을 미래 서울에 걸맞게 변모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십만명 이상의 고용창출과 20조 이상의 경제유발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IMF 이후 침체되었던 서울의 활력을 되찾고 우리경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의 청계천 복원사업은 전체 청계천변 재개발이라는 그림 속에서 이제 시작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주변 재개발이 되면 건축선이 지금보다 15~20m 뒤로 물러나야 되고 지금의 양방의 이차선 도로는 청계천의 일부로서 하천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자연하천의 복원과 우리 역사 문화의 복원이 다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은 진정한 서울 르네상스의 시작이 될 것이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얼굴이고 청계천은 얼굴 중에서도 코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비뚜러졌던 코를 다시 세우는 작업 이것이 우리에게 남은 앞으로의 과제인 것이다.
지금의 청계천 복원사업도 수많은 난제를 헤치고 이루어졌지만 앞으로의 주변 재개발은 이번 사업보다도 오히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무척 흥미롭다. “딱 우리국민, 시민 수준만큼 될 것이다” 이 대답이 정답이 되지 않기를 간곡히 염원하면서 이 글을 맺을까 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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