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대연합의 길을 가겠습니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1-22 18: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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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전 보건복지부 장관) {ILINK:1} 비전있는 양심세력의 대연합이 필요합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40%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물론, 2년 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주세력의 패배가 예상됩니다.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차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저는 그런 사태가 단지 열린우리당의 실패만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세력 전체에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힐 것입니다.
길고 치열했던 민주화 운동의 역사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기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한나라당의 승리는 우리 사회가 일본과 비슷한 길을 걷는 출발점이 될지도 모릅니다. 두려운 일입니다.
저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마치고 당에 복귀한 직후부터 양심세력 대연합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은 단결해가고 있는 반면, 민주세력은 크고 작은 차이 때문에 사방에 흩어져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합니다. 작은 차이 때문에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줄 수는 없습니다.
대연합은 역사의 역류를 막고 희망의 역사를 다시 쓰는 출발입니다.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김근태가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무리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저, 김근태는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제가 민주세력 대연합을 주장하는 것은 역사의 후퇴를 막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자제 선거구도가 확정되어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기 전에 대연합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고 건, 강금실, 박원순, 이수호, 문국현, 최 열 같은 분들의 실명을 그분들의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거명했습니다.
첫째, 이분들은 현재 정당에 몸담고 있지 않은 양심세력을 대표할만한 분들입니다.
한 분, 한 분을 넘어서 이분들이 대표하는 ‘세력’의 연합이 필요합니다. 이분들이 범민주대연합에 참여함으로써 이분들이 대표하는 범민주세력이 힘을 합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분들이 최종적으로 판단해야할 문제지만 역사의 물음에 책임있게 대답해야할 의무 또한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이분들과 상의하거나 합의하지 않고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명망가들의 이름을 거명해 관심을 끌어보려는 생각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구태정치 아니냐’고 공격하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반대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정치연합이나 정계개편은 대부분 당의 상층 지도부가 밀실에서 만나 연합이나 입당을 약속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과거의 방식은 더 이상 국민들의 동의를 받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국민과 지지자의 동의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연합할 세력을 먼저 공개하고 당내 합의를 이룬 다음,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
제가 공개적으로 거명한 분들 역시 개인이 아니고 각 세력을 대표하는 분들인 만큼 공론화의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전당대회에서 이런 분들, 이런 세력과 연합하겠다는 점을 공약하고 당원들의 동의를 얻어 당의장이 되면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옳은 순서라고 생각하고 당내 공론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공론이 모아지면 그걸 바탕으로 이분들과 연락하고 머리를 맞대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실명이 거론되어 그분들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그분들 역시 상황의 절박함과 김근태의 진정성은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당을 바로세우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고장난 차에 함께 타자고 얘기하는 것은 참 염치없는 일입니다. 땅에 떨어진 당 지지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먼저 기울이는 것이 맞는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축으로 당을 재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다른 한축으로는 제가 주장하는 민주세력 대연합론에 대해 당원들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당원들의 심부름꾼이 되어 이분들과 만나 허심탄회한 말씀도 나누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당원들에게 보고하겠습니다.
저는 이런 방식으로 연합을 추진하는 것이 당원 중심의 정당에 걸맞는 ‘새로운 연합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당하게 전진하겠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전당대회에서 ‘양심세력대연합’이 필요하다는 저의 주장이 당원들의 지지를 얻으면 곧바로 구체적으로 연합을 추진해야 합니다.
지자제 선거까지는 3개월 정도밖에 시간이 없습니다. 오해와 억측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대연합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겠습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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