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선생을 위한 특강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1-26 20: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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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헌(한나라당 제2 사무부 총장) {ILINK:1} 정동영 선생!
최근 귀하께서 국민지지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제1야당의 대표와, 또 하나의 귀중한 리더십인 서울시장님에게 퍼붓고 있는 막말들을 되돌아보면, ‘정동영 선생’이라고 부르는 것이 야당인으로서 얼마나 쓰딘 쓴 인내의 결과인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요즘 귀하의 말씀을 접하다 보면, 확실히 정치인으로서 원칙과 소신을 올바르게 정립한다는 것이 얼마나 지난한 과제인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개천에서 용난 것이 이목을 사로잡는 까닭은 그만큼 개천에서 용나기가 어렵다는 의미임을 귀하를 통해 새록 새록 느낀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국회의원 선수를 추가하고, 고관대작을 역임한다 하더라도 ‘근본’이 달라지기 어렵다는 것을 시대와 국민 앞에 온몸으로 증거하며 반면교사 역할에 충실하신 정동영 선생께 삼가 감사의 말씀부터 올리고자 합니다.
정동영 선생!
요즘 당권 경쟁에 뛰어들어 전국을 누비시느라 얼마나 바쁘십니까? 통일부 장관의 중책을 맡아 동분서주 하시느라 뭐 보고 뭐 볼 시간도 없었을 텐데, 잠시도 쉴 틈이 없는 강행군에 심신이 지쳤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그래서 정 선생께서 개념없이 쏟아내고 있는 정치발언들에 대해서는, 비판을 접고 차분하게 이치를 따져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박근혜대표-이명박시장-뉴라이트의 수구 3각편대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고 말씀하신 대목을 차분히 돌아보십시다. 역시, 바빠서 공부할 틈은 없어도 본능적인 ‘눈치’ 하나는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맞습니다. 잘보셨습니다.
현상은 잘 짚었는데, 선생께서는 그 본질은 전혀 모르고 계십니다. 3각 편대 앞에 붙인 ‘수구’라는 표현과, ‘의회주의 파괴세력, 과거회귀세력’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규정이야말로 선생의 역사의식 부족을 포함한 지적 기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애국 3각편대에 대한 대칭세력으로 스스로 ‘개혁-평화-미래세력’이라고 규정한 대목은 지나가던 소가 거품물고 자빠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선생의 최근 발언 중에서, 지적 기반의 취약성과 극심한 방향착오가 빚어낸 대표적 발언을 상기해보면서, 같이 공부해보십시다.
""냉전, 대결의 논리로 평생을 살아왔고 과거 55년 남북 분단 질서속에 이익을 취해 온 분단세력에 미래를 맡기지 않기 위해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
‘냉전-대결의 논리로 55년간 권력을 누려온 세력’에게 미래를 맡기기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지요? 여태까지 그 세력에게 조아리며 대한민국의 혈세를 갖다 바치기에 급급했던 정선생과 열린우리당이 승리하면 어떻게 될까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조달을 핑계로 대한민국 국군을 반토막 내자고 했던 정선생께서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신다면, 아마도 지난 55년간 민족분단에 기대어 권력을 누리셨던 분께서 가장 먼저 버선발로 뛰어나와 얼싸안고 볼을 부벼대며 기뻐하실 것입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위에 예를 든 정선생의 발언을 교정해보면, 냉전-분단세력, 반인권 반민주세력, 반평화세력, 과거회귀세력의 권력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정선생과 열린우리당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해야 정답인 것입니다.
이 밖에도, 정선생께서 호남에 가서 지역주의 망령을 불러내고자 몸부림쳤던 부분에 대해서도 특별한 공부가 필요하겠습니다만, 주제 자체가 너무도 천박하기에 이번 강좌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정동영 선생!
이쯤 말씀드렸으면, 대충 알아들으셨으리라 믿습니다. 다시 정리하지요.
‘박근혜-이명박-뉴라이트 삼각 연대’는 바로, 날치기로 의회를 짓밟은 ‘의회주의 파괴세력’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유린하려는 ‘과거회귀세력’과의 결전을 위해 형성된 것입니다. 인민의 피고름을 딛고 서서 지난 55년간 권력을 누려온 냉전-분단세력, 반인권 반민주세력, 반평화세력과의 전면전을 위해서 자유민주애국세력의 총궐기가 준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지금 정선생께서는 가지 않아야 되는 길을 가고 있고, 말이 아닌 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어렴풋이 이 길이 아니고, 이 말이 아닌 것을 느끼시면서도 ‘권력의 관성’이 정선생을 포로로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박근혜-이명박-뉴라이트의 삼각연대가 그토록 두렵고, 막말이라도 쏟아내며 스스로를 위안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안타까운 처지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늦었다해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선생께서 ‘권력의 관성와 욕심’에서 탈출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뉴라이트가 추구하는 시대정신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애국 3각연대는 언제든 수구좌파의 미망에서 벗어난 투항병을 따듯하게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드리는 것으로, 오늘의 특별강좌를 마칠까 합니다.
설 연휴 잘 보내시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피와 땀을 바치신 어르신들에게 효도하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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