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상당수 지역 축제는 ‘고비용 저효율’의 모순구조를 지니고 있다. 축제로 인한 관광객 유입이나 축제로 얻은 수익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인 관람객조차 확보하지 못한 축제도 허다하다.
부풀리기식 관객집계로 축제의 성과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소규모의 동네축제로 출발해 세계적인 연극축제로 성장한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이나 16억여원의 예산으로 12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영국 에든버러 축제를 예로 들것도 없이 몇 년 전만 해도 전체 인구의 71%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던 전남 함평군은 지난해 7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9일 동안 나비축제를 진행, 106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으며 오는 2008년에는 세계 나비·곤충 엑스포도 열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듯 최근 지역축제는 내 고장을 널리 알리고 주민이 화합하는 것은 물론 보다 적극적인 의미로 ‘지역경제에 활력소를 불어넣는다는 측면’에서 이해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지역축제는 얼마나 될까?
경기도를 한번 보자. 전국적으로 연간 1천여 개가 넘는 실로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많은 축제가 열리는데 그 중 경기도에서 열리는 것이 140여 개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생산적이고 효과적인 축제는 불과 10% 안팎이라는 지난해 감사원의 분석 결과를 산술적으로 대입한다면 이 140여 개 축제 중 90% 가량은 함량미달이라는 얘기다. 각 시군의 축제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얼마나 문제의식을 갖고 있을까?
우리 포천시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독창적인 테마를 갖고 ‘관전형’이 아닌 신명나는 ‘참여형’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억새꽃과 인삼, 전통술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축제들을 개최해 연인원 6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을 불러 들였다.
은빛물결 출렁이는 5만여평의 억새밭 장관으로 인해 이제는 굳이 홍보하지 않더라도 전국에서 수십만 인파가 몰려드는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를 대표로 해, 국내 전통주 업체들의 자구노력을 돕고 47번 국도가 지나는 포천시 일동면과 이동면, 화현면 일대의 지역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된 ‘대한민국 술 축제’, 그리고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개성인삼의 효능을 역사적, 체계적으로 확립하고 이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열린 ‘개성인삼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지난해 억새꽃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대한민국 술축제와 개성인삼축제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다시 포천시를 찾는 일종의 축제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봤는데 올해 역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오는 10월12∼15일)를 시작으로, 개성인삼축제(10월21∼22일)와 대한민국 술 축제(10월21∼22일)가 잇따라 펼쳐진다.
현재 포천시는 개성인삼의 원산지인 북한 개성에서 인삼을 재배해 국내외로 판매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고 이를 위해 올 5월 중순, 북한을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이제 개성인삼축제에서 말 그대로의 북한산 개성인삼을 만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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