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선진국은 어떻게 치우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9-10 17:23:0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양 대 웅 (구로구청장) 유럽의 벨기에,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있어서 우수한 시설과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립과 소각을 병행하던 환경정책이 2005년부터는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 매립하지 못하도록 바뀜에 따라 자체처리 시설을 갖추지 못한 서울시 자치구에서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문제가 중요한 현안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우리 구로는 광명시와 환경빅딜로 음식물쓰레기의 일부를 광명시 자원회수처리시설에서 처리했으나, 광명시의 자원회수처리시설도 경륜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의거 철거될 예정이어서 이 또한 어떻게 될지 변수다.
내가 유럽 여행에 그토록 책임감을 느끼는 것도 이와 같은 긴박함 때문일 것이다.
이번 서울시 6개 구청장으로 구성된 음식물쓰레기처리 외국 우수시설 방문단이 열흘간의 유럽여행을 통해 선진국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공정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를 가진 것은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참여한 모두에게 매우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3개국의 쓰레기 처리시설을 차례로 둘러보고 느낀 나의 단적인 소감은 나라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음식물쓰레기처리에 있어서만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들 국가의 처리시설의 공정은 주로 혐기성 소화방식으로 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악취를 많이 없애고 있었으며, 부산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이용하여 열 공급과 전기로 사용하는가 하면, 퇴비 등으로 자원을 재활용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한 마디로 음식물쓰레기도 그들에게서는 자원이었다.

특히 처리시설에 월계수, 올리브 등의 상록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는 삼림을 조성하는 등 혐오시설이 설치된 곳이라는 인상을 지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었고, 또한 주민들은 환경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처리시설은 주거지역과 다소 먼 거리에 있었지만, 음식물쓰레기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폐기물도 함께 처리하는 종합처리장 형태로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또한 눈길을 끄는 점이었다. 이들은 대규모로 종합적으로 운영하였기에 처리비용도 절감했고, 규모가 커서 시설투자가 많이 되어 혐오성을 벗을 수 있었을 것이다.

3개국의 시설방문을 마치면서 앞으로 닥쳐올 폐기물처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심과 외국의 시설을 도입할 경우, 우리의 실정에 어떻게 접목해야 시행착오를 줄이며 효과적으로 운영할까 하는 기대로 나의 머릿속은 몹시 술렁거리고 있었다. 식생활습관이 주는 소비형태와 맵고 짠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음식문화에 있어서, 음식물쓰레기가 퇴비나 사료로 이들 나라의 사례처럼 완벽하게 재활용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뚜렷한 사계절, 알맞은 일조량,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환경으로 천의 자연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에, 그들이 이루어 놓은 것을 우리도 쉽게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구쳤다. 여행을 떠날 때 짓눌리는 듯한 무게의 힘이 한층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