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렁거린다. 구로, 하면 떠오르는 것은 공단의 이미지였다. 공단의 이미지란 칙칙함, 공해, 오염, 가난 등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공단이 디지털 산업단지로 이름을 바꾸면서 첨단 벤처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공해와 가난은 이제 옛말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엔 구로, 하면 공단의 이미지가 연상되곤 한다.
노동집약적 굴뚝공장들이 사라진 지 오래되어도 칙칙한 공단의 이미지가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고민은 여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오랜 습관, 1960년대 이후 구로의 역사는 공단을 빼고는 말할 수 없었고, 공단과 함께 구로가 발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70~80년대 한국 수출산업의 메카로 근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구로…. 구로는 촛불처럼 조국의 풍요를 위해 정작 자신을 희생한 셈이었다.
해서 나는 구로와 공단의 연결고리를 끊어 구로를 공단으로부터 자유로운 대명사로 불리어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첨단 벤처단지로 탈바꿈한 현재의 구로공단을 디지털 문화축제 등의 주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문화축제를 통해 적극 알리고, 각종 환경관련 사업으로 구로를 친환경적 이미지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따라서 나는 안양천 수질개선사업, 깔끔이봉사단·안사모 운영 등 친환경적 사업을 다각도로 벌였다. 그 중 하나의 사업이 바로 항동에 푸른수목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수목원 조성사업은 내가 항동 10번지 일대를 걸으면서 생각해낸 것이다. 항동 일대는 녹슬은 철길과 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도랑물을 담은 골짜기가 있고, 옛날부터 농수로 쓰기 위해 만들은 저수지도 있다. 도회지 근교에서 이만큼 전원풍경을 갖춘 곳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윽고 이 생각은 수목원 같은 구로를 대표할 수 있는 거대한 공원을 조성한다면, 구로의 이미지를 환경적 이미지로 바꿀 수 있을 것이고, 대단위 산소 공급원은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바꾸는데 일조를 할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해서 민선3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적극적으로 이 일에 매달린 끝에 오늘 이렇게 1단계 사업이 추진되게 된 것이다.
구로, 하면 항동의 수목원이 연상되도록 심혈을 쏟을 작정이다. 경기도 포천, 하면 광릉수목원이 연상되듯이 구로, 하면 항동의 수목원이 연상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해서 구로엔 수목원이 있는 곳, 신선한 산소가 충만한 곳, 공해에 지친 도시민의 심신을 달랠 수 있는 곳으로 친환경적 평가를 받도록 하고 싶다. 이것이 바로 공단의 이미지를 씻는 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
나는 이 항동의 푸른수목원에 도시민이 쉽게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갖추고, 지친 심신을 충분히 달랠 수 있는 안락한 쉼터로 가꿀 예정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심신을 푹 쉬게 할 수 있어 또 찾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수목원을 가꾸면 이 수목은 도심의 휴식처로, 공해로 찌든 도시의 신선한 산소공급처로, 풀벌레·산새·야생초가 가득한 자연학습장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나는 꿈을 꾼다. 푸른수목원의 풍경을 화폭에 담기 위해 화가들이 몰려드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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