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숙 판사님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9-12 16: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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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한나라당 의원 {ILINK:1} 오늘 조선일보에 이두아라는 변호사가 쓴 아침논단을 읽었습니다. 혹시 읽어보았는지요.
10년 전 그 변호사의 사법연수원 시절에 전 판사께서 교수였다고 하더군요. 교수시절 ‘윈칙을 지키고 법관으로서 명예롭게 살 것’을 누누이 강조하셨다고요.
아마도 지난 30여년간 판사로서도 전 판사님은 양심에 따라 판결해 오셨을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헌재 재판관이 되셨을 것이니까요. 저도 지난 30년간 신경외과 전문의사로서 살아오면서 인생에서 원칙의 중요성을 알고 나름대로 높은 스탠다드를 고수하려고 한 사람 중의 한사람입니다.

전 판사님도 선구자적 여성판사로서 그런 노력을 하면서 살았을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전 판사님의 후배며 제자인 그 여성변호사의 글을 읽으면서 더욱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논단의 글에서 ‘평생토록 원칙을 고수하려고 한 교수님께서 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런 편법을 용납하셨는지’ 그 제자는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분노라고 느꼈습니다. 가장 존경하던 선배에게 느끼는 배신감을 읽었습니다.
그 제자도 어쩌면 살면서 때론 원칙을 어겨가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들지 모르나 분명히 이두아라는 전효숙 판사님의 제자는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소회가 어떠신지요.
아직 이순의 나이에는 몇년 남았지만 참으로 잘 산다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선진국이 못된 우리나라에서 원칙을 지키려 해도 지키기 어렵게 만드는 사회이니까 더욱 힘듭니다. 최소한 제 경우엔 그렇게 생각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 판사님을 이해하는 축에 낍니다. 국회의원을 떠나서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알고 싶습니다. 전효숙 판사님, 헌법재판소 소장을 3년 더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이었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살아온 전 인생에서 지키려고 애써온 원칙을 버릴 정도로 그 이익이 엄청 컸으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무언지 알고 싶습니다.
이번의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어처구니없는 일로인해 신문 면도, 방송시간도 쓸데없는 낭비를 하고 전 국민들이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일에 신경을 빼았기고 있으니 참으로 화가 납니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수천만가지 문제를 전 국민들과 언론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점을 찾아가야 하는 데 왜 이런 생겨서는 안 되는 일을 가지고 설왕설래하고 국력을 낭비해야 하는지 참으로 화가 납니다.
그것도 이 시대의 배운 자들과 최상류층들 때문에 우리국민들은 이렇게 세월을 낭비해도 된단 말인지 참으로 화가 치밉니다.
제가 부산고등학교 3학년때 딴에는 연애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같은 3학년이었는 데요.
우리가 대학생이 된 어느날 데이트를 하던중에 그 여학생이 이런 얘기를 한 것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우리사회의 등불은 신문사 논설위원이라고요, 그래서 자기는 논설위원이 될 것이라고요. 당시 신방과에 다니고 있어서 인지는 모르나 저는 그 말을 들은 후 지금까지 논설위원은 우리사회의 등불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와같이 저는 법조인 특히 대법관은 우리 시대의 양심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국회의원이 된 후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에 대한 대법관들의 판결 내용을 보면서 평소 대법관은 우리시대의 양심의 중심이라고 생각한 것이 착각이었던가 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묘하게도 대법관들의 판결 내용이 자신들의 추천인들이 누군가에 따라 기가 차게도 그 추천인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한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1978년부터 81년까지 미국에서 의사 생활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미국 대법관 임명과 관련하여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대법관의 청문회를 얼마 앞둔 시점에 그 후보가 초등학교 시절에 옆좌석 친구의 연필을 훔친 사실이 알려지고 그 사건으로 인해서 대법관 후보를 결국 사퇴하더군요.
그때 저는 알았습니다, 아하! 대법관은 양심의 중심이므로 그런 것도 용납이 안되는구나. 이번처럼 그렇게 3년을 더 헌재소장을 하기위해 권력자의 편법에 동의하셨다면 지난 수도이전 등에서 판시한 내용에도 저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는 건가요. 오늘 보도를 보니까 군소 세야당의 원내대표들은 대통령이 일차 책임이 있으니 대통령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는 군요.

제가 생각하건데 대통령이 아니라 전 판사님이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인이 책임을 통감하고 용퇴하여야 한다고 사료됩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옛 조사들께서 이렇게 설파하였습니다.
“나의 행복도, 나의 불행도 모두 내 스스로가 짓는 것. 결코 남의 탓이 아니다. 모든 죄악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생기는 것. 늘 참고 적은 것으로 만족하라. 남을 미워하기보다는 내가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라.”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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