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조절·운동도 힘들었던 러시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10-12 16: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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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진 의원 비록 여행길을 떠났지만 다이어트는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의 다이어트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우선 음식이 문제였습니다. 주로 나오는 음식은 감자와 돼지고기, 그리고 우리의 김치찌개와 비슷한 보르쉬라는 러시아 전통의 걸쭉한 스프였습니다. 보르쉬라는 것이 참 독특했습니다. 맛으로만 치면 돼지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있는데다 아주 매콤한 것이 우리 입맛에도 잘 맞더군요. 스프 위에는 친절하게 마요네즈까지 얹어주었습니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하는 제 입장에서는 기름기가 풍부한 보르쉬를 마음껏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음식 조절보다 더 힘든 것이 술이었습니다. 러시아의 음주 문화는 우리와 유사했습니다. 러시아측 발굴 관계자들과 함께한 오찬, 만찬에서 러시아 사람들은 아주 기분 좋게 백주와 자신들의 전통주인 보드카를 따라주고 계속해서 건배를 하면서 권하더군요.

러시아에서는 주로 거무튀튀한 호밀빵과 양배추 등 야채 그리고 훈제연어와 청어로 식사 조절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씨리얼과 두유로 호텔방에서 아침식사를 대신하기도 했고요. 외국에 나간다는 즐거움 중 하나가 그 나라의 전통 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인데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제 체형을 보면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운동은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우선 시가도 없고 야외에는 모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모기 크기가 우리나라의 두세 배는 족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무는 이틀 동안은 바닷가에서 새벽 조깅 운동을 했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나가 태평양 쪽으로 나있는 아무르만의 해안가를 한 시간 가량 신나게 달렸습니다.

바닷바람이 정말 상쾌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바닷가를 혼자 달리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유원지를 지키고 있는 러시아 군인이 저 사람은 왜 꼭두새벽부터 부산스럽게 뛰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더군요.

다이어트 9주째, 13.6kg 감량

러시아를 다녀와서 지난 8월9일 오전에 클리닉 가정의학과를 찾았습니다. 계속되는 해외시찰과 출장으로 인해 평소보다 운동량도 부족했고 음식조절도 어려워 걱정이 됐지만 용기를 내어 체중계에 올라섰습니다. 80.9kg이 나오더군요. 9주 만에 13.6kg이 빠진 셈이고 이제 목표였던 15kg 감량에는 1.4kg이 남았습니다.

보람을 느꼈습니다. 입맛에 당기는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피곤한 일과가 끝난 후나 새벽 일찍 혼자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고 외롭기도 했지만 하루하루 줄어드는 몸무게를 보니 그간의 고생이 보상받는 듯 했습니다.

다이어트 과정은 힘들고 너무나 고통스러워 당장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여러분 하지만 그 결과가 체중계의 수치로 나올 때,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성원을 해줄 때면 정신적으로 보상받는 듯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리지 말라고 혼자 다짐하곤 합니다.

마지막 고비에서 끝까지 최선 다할 것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여기서 잠깐 방심해 신체리듬이 흐트러진다면 지금까지의 고통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입니다. 탑을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쉬운 이치와 같죠. 끝가지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이제 여름이 끝나갑니다. 다음 주면 다시 국회가 열리고 결산국회에, 국정감사에 각종 정치 현안에 운동할 시각이 턱없이 부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제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몸도 마음도 건강한 청정(淸淨)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다잡아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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