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경기북부 지역에서는 곳곳에서 서울은 물론 지방의 유수 대학들과 공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유치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대학을 유치하지 못한 지자체는 ‘대학유치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유치만이 살길이며 나날이 소멸돼가는 경제와 행정수도이전으로 공허하게 될 것을 대비하는 길”이라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파주시는 이화여대 교육연구단지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이어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또한 지난달 31일에는 LG 필립스 단지에 쓰여 질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두원 공과대 파주캠퍼스 기공식을 가졌다.
의정부시 역시 산곡동에 IT 중심의 광운대학교 제2캠퍼스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2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연천군도 연천읍 통현리 일대 30만평에 서울 산업대 제2캠퍼스 유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포천시는 지난 8일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위치한 종합대학인 한서대학과 지역항공, 항공관련학과 유치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조인식을 가졌다.
또한 이석우 남양주시장도 “지역 인재들의 유출을 막고 지역사회의 두뇌들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것으로 대학이 절실하다”며 “이전을 추진 중인 대학들이 있으면 시가 해결에 적극 나설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 십 년 동안 잠잠했던 4년제 대학유치가 왜 이렇게 갑자기 러시를 이루는 걸까.
우선 그 배경으로 건교부가 발표한 개정된 수도권 정비계획법 시행령이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시행령 골자는 유신시대이후 수도권에 인구가 몰려 과밀해지는 것을 억제키 위해 엄격하게 시행되었던 대학정원규제가 풀린 것이다.
또 공공기관 등의 지방 이전 효과와 연계해 서울시내에서의 대학 이전이 허용되고 접경지역 등지에 대학 신설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건교부 관계자도 발표당시 “서울시내에서 종합대학이 통째로 이전할 땅이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에 인근 수도권역에 제2캠퍼스 형식의 대학이 들어설 것이며 소규모 대학이나 첨단시설로 옮기기를 원하는 대학들은 뉴타운 재정비 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었다.
두 번째 배경으로는 서울에 있는 캠퍼스는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으며 상대적으로 지방에 있는 전문대나 일반대학들은 학생수가 정원에 75%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미 수능 때부터 응시학생수가 전체 대학 정원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과는 점점 늘어나 양적 팽창에 비해 질은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결국 지방에 있는 대학은 점점 북상할 수밖에 없고 서울에 밀집한 메이저 대학들은 넓고 쾌적한 제2캠퍼스를 원하는 상황으로 마침 미군부대 공여지가 자치단체마다 활용방안을 모색하던 중 대학들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닐까.
분위기에 편승한 대학 유치열풍, 역풍은 전혀없는지.
허겁지겁 남이 하니까 나도 하는 부화뇌동(附和雷同)은 아닌지, 한번쯤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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