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한 섬나라의 인식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3-08 17: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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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 푸른정치연구소 3월의 꽃샘추위가 우리들의 목덜미를 잡고 있는 이 순간 현해탄 건너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꽃샘추위를 더 춥게 만들고 있다.

‘종군위안부문제’에 대한 현직 총리의 인식이 “강제동원증거가 없다는 식의 협소한 민족주의 시각”으로 도배된다면 자유민주주의 일본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한 것이다.

지난 1993년 8월4일에 당시 관방장관(현 중의원 의장)이었던 고노 유헤이 의원은 당시 종군위안부 조사 결과에 대한 담화를 발표하여 “구(舊)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간여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몸과 마음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과와 반성”을 표시한 적이 있었다.
이런 정도의 인정과 사과 조차도 위안부들의 마음을 달래주기는 매우 부족했지만, 이것으로 공식적인 일본의 죄과(罪)를 일부 인정하는 것으로 인접국들이 다 이해를 하고 있었던 사안(事案)인 것이다.

아직도 과거 ‘대동아공영권’에 기반 한 ‘패권국가’를 구상했던 일본의 망령(亡靈)이 현직 우익정치인들의 피 속에 흐른다는 사실에 많은 경계심을 요하는 대목인 것이다.
말로만 새로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이야기할 뿐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양국 간의 앙금의 찌꺼기는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망언에 우리정부는 “한일관계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신중한 대응을 하고 있고 아직까지 중국은 침묵으로 이 문제를 보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이 종군위안부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본을 방문 중인 존 네그로폰테(Negropongte) 국무부 부장관의 입을 빌어서 “일본이 과거사를 직시하지 않기 때문에 주요 외교현안들에 대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말로 일본정부의 적절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는 국가를 경영하는 권력자들의 정치철학이 이처럼 ‘협소한 민족주의 및 패권주의’에 젖어서 자신들의 과거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근본적인 철학적 문제(Philosophical Orientation)에 있는 것이다.

아직도 오만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일본 정치인들의 서글픈 현(現) 주소인 것이다. 나라 잃고 큰 고통을 당한 선조들의 정당한 외침도 이렇게 역사의 어둠 속에서 묻혀있다. 아직도 제대로 된 인식조차 마련 못하는 21세기의 인류사가 아직도 허점투성이라는 사실을 반증(反證)해 주는 것이다. 우리가 아직은 더 힘을 기르고 외교력을 배양하여 열린 마음으로 이러한 일본의 오만(傲慢)함을 바로 잡으려는 굳은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한국의 정치인들이 더 많아지고 더 진실 되게 국민들에게 다가 설 때 일본도 한국의 미래를 두려워하고 더 겸허한 자세로 다가 올 것이다. 미국이 대신 나서서 싸워주는 모양새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제대로 된 정치세력, 행동하는 애국자들이 더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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