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희열2’ 조수미, 서울대 제적 이탈리아 유학길...치매 어머니 향한 노래 '감동'

서문영 / issu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05-06 06: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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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희열2'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의 뒤를 지킨 것은 어머니였다.

최근 방송된 KBS 2TV 토크쇼 ‘대화의 희열2’에서 조수미는 운명과도 같았던 예술가의 삶을 고백했다.

조수미의 어머니는 조수미가 누구의 아내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멋진 음악을 하는 예술가로 살길 바랐다.

“너는 나같이 살면 안 돼”라며 매일 신세 한탄을 하는 어머니를 어린 조수미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그러던 어느 날, 어렸던 조수미에게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다.

어머니의 뒷모습이 문득 가련하고 불쌍하다고 느낀 순간 조수미는 “저분이 못 이룬 걸 내가 해드려야겠다”라며 노래를 자신의 꿈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프리마돈나의 밑그림을 그려나가던 조수미는 스무 살 대학 입학과 동시에 불같은 첫사랑을 경험했다. 서울대에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조수미는 사랑에 빠져 꼴찌의 성적을 받고 떠밀리듯 유학을 떠나게 됐다.

그리고 첫사랑으로부터 3개월 뒤 이별 통보를 받은 조수미는 냉철하게 자신의 인생의 길을 잡게 됐다. 이탈리아에 남아 노래를 부르기로 각성을 한 것이다.

최초로 공개한 조수미의 1983년 일기에는 당시 막막했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조수미는 “어떤 고난이 닥쳐도 이겨내며 약해지거나 울지 않을 것” “늘 도도하고 자신만만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노래만을 위한 길을 나아갔다.

그 결과 조수미는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동양인 최초로 주연 무대를 서는 기적을 이뤄냈다. 동양인에 대한 견제와 편견을 월등한 실력으로 극복했다. 데뷔 무대를 회상한 조수미는 자신의 파트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파트까지 모두 외울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은 그녀를 더 빛나게 했다.

조수미의 음악 인생에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어머니’였다. 엄격하고 혹독한 교육을 받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원망도 했지만, 조수미는 시간이 점차 지나고 고난의 길로 들어왔을 때 생각난 건 어머니였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어머니가 많은 것을 해주셨구나”라고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하며, 자신에게 음악의 길을 열어준 어머니의 결심도 참 대단했음을 이야기했다.

이제는 치매 때문에 조수미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는 어머니. 조수미는 아버지의 장례식 날조차 파리에서 공연한 것을 언급하며 늦지 않게 어머니를 위한 음반을 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부르는 어머니를 위한 조수미의 노래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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