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혈투’ 내달 24일 개봉
박희순, 조선군장수역 맡아
지난해 영화 ‘맨발의 꿈’으로 훈훈한 감동을 안긴 박희순이 이번에는 조선군 장수가 됐다. 명나라의 강압으로 청나라와의 전쟁에 파병된 조선군으로 전투에서 대패, 도망치는 군장 ‘헌명’이다.
영화는 치열한 전투 끝에 살아남아 도망한 조선군 3명(박희순, 진구, 고창석)이 외부의 적과 싸우는 한편, 내부 동지들과 관련해 모르던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등을 돌려 적으로 맞선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배경은 광해군 11년, 만주벌판이다. 명의 압박으로 청과의 전쟁에 파병된 조선 군장 헌명(박희순)과 부장 도영(진구)은 전투에서 패한 후 적진 한가운데 객잔에 고립되고, 그 곳에서 또 다른 조선군 두수(고창석)를 만난다. 하지만, 친구인 헌명, 도영 사이에 엇갈린 과거가 드러나며 팽팽한 긴장과 살의가 감돌기 시작하고, 둘 사이에서 두수는 행여 탈영한 자신을 알아볼까, 누구 편을 들까 노심초사다. 각자의 손에 장검, 단도, 도끼를 움켜쥔 채 세 남자의 시선이 부딪히고, 청군의 거센 추격 속에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혈투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2월24일 개봉이다.
박희순은 “초반부 심리싸움에서 감정이 폭발하지 않아야 하고, 긴장감과 심리싸움을 그대로 가져가야하는게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전투 신과 액션 신도 대역 없이 했다. “카메라가 배우들 가까이까지 따라가 대역을 쓸 수 없었어요. 진구가 긴 창을 들고 제 옆구리를 찌르려 하면 저는 피하는 신이 있는데, 이미테이션 창이 두 번 정도 하니 부러져버린 거에요. 감독이 진짜 창으로 하라고 하는데 그러지 말라고, 이런 연기를 잘하는 대역도 아니니 안 된다고 했죠. 다행히 진구가 귀신같이 찔렀어요. 운좋게 살짝 피했죠. 오줌을 지릴 정도였어요” 이어 “정말 칼까지 들고 개싸움을 할 줄은 몰랐어요. 멍들고, 삔 정도였지 크게 다치지는 않아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다.
‘혈투’에서 아쉽고, 잊지 못할 장면을 묻자 “남자가 주로 나오는 영화에요. 과거 회상신에서 단비같이 장희진과의 애틋한 감정어린 신이 나오죠. 꽃잎이 흩날리며 장희진의 얼굴을 쓰다듬어요. 사막을 찾는 사람에게 하나의 오아시스 같았다고나 할까요? 하하하” 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보여준 면면은 “다 거짓말”이라며 “여리다”고 스스로를 평한다. “주인공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은 확고하기만 하다. “보통 좋은 캐릭터와 좋은 작품이라면 주조연 가릴 것 없이 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아요. 이번에 제대로 몸으로 연기했습니다”고 말했다.
영화를 짧게 소개해달라고 하자 의미심장한 말들을 술술 내뱉었다.
그는 “배우가 아닌 등장인물에 관객들이 자신을 대입할 것 같아요. ‘나는 누구처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 남성이건 여성이건 관계없이 판이하게 나뉘는 거죠. 촬영장에서도 각자 서포터스가 따로 있었어요. 노론, 소론 등으로 파가 갈리던 당시 서로 이간질하거나 뒤통수를 치려고 하는 모습이 지금과 빗대도 다를 게 없어요. 인간의 본성을 다룬 심리싸움입니다. 인간의 광기도 보이고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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