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사심없이 일했다는 구청장 남고파"

최민경 / / 기사승인 : 2011-03-24 17:56: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美軍과 아리랑 택시부지 반환 협상 끝 종합행정타운 만들어
구ㆍ구민 이익위해 제주도 휴양소 매입 추진… 수익성ㆍ경쟁력 '굿'
'구민과 소통의 시간' 취임후 지금도 가져… '믿음가는 구청장' 인식

[시민일보]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용산구에 인생 전부를 걸었나 싶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온통 용산구 생각뿐이다. 구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 생각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뚝심을 가동하는 모습조차도 지극히 자연스럽다.

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를 비롯해서 비약적인 발전으로 개발지형을 바꾸고 있는 용산의 최근 모습은 성 구청장의 용산 사랑과 인연이 깊다. 민선 2기 당시, 구정을 책임졌던 성 구청장이 반환의 초석을 다진 아리랑 택시부지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 구청장은 미군 전용공간이었던 아리랑 택시부지를 돌려받아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실행에 옮긴 이다. 언감생심 반환은 꿈도 꿀 수 없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도움은커녕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빈정거림 일색이었다.

그런데도 성 구청장은 부지반환을 위한 미군과의 협상에 불을 붙였다. 무모한 열정 하나만 가지고도 세게 맞붙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부지반환 노력이 지금의 종합행정타운이 들어선 용산의 심장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최근 추진 중인 제주도 휴양소 매입 건도 이 같은 성 구청장의 구정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성 구청장은 24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주도 휴양소 매입 추진은 용산구의 미래를 위한 고민의 일단”이라며 “개인의 인기나 다음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한다면 즉각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민원 현장에 투자하는 것이 답이라는 걸 알지만 구와 구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지출’보다는 구의 자산 확보가 우선이라는 결론으로 휴양소 매입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손에 들어온 돈을 쓰기는 쉽다. 인심을 얻고 생색내기에도 그만이다. 그렇지만 역사에 남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는 성 구청장의 생각은 달랐다. 구민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데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성 구청장은 “우리가 집을 살 때 사는 것뿐만 아니라 파는 상황도 염두에 두다보면 접근성, 위치, 미래가치 등 많은 것을 고려하게 된다. 개인 일도 그런데 구민 재산인 만큼 더 많은 요소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제주도를 휴양소로 고려했던 중요한 이유는 제주도가 가진 특별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제주도는 올레길을 비롯 새로운 관광지 개발이 활성화됨에 따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곳에 구민 휴양소를 두고 운영한다면 구민들에게 큰 혜택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나 의회 등이 제주도에 휴양소를 둔 곳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세미나나 워크숍 장소로 가장 선호되는 곳이 제주도”라며 “식당이나 세미나 시설을 갖춘 휴양소를 짓고 다른 곳의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제공하면 우리 구 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관심을 갖게 되고 휴양소 운영에 필요한 인력수요가 구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돼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따라서 그는 "앞으로 사업이 구체화되면 구민 여론을 수렴하고 구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구청장 설명대로라면 제주도 구립 휴양소건은 수익성과 경쟁력 측면에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좋은 아이디어고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용산구만이 선택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10년 동안의 권토중래 끝에 결실을 본 그는 민선 5기 용산 구청장 당선 당시의 심정을 ‘겁이 덜컥 났다’고 표현했다.

용산이 처한 결코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구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찾은 답은 구민과의 ‘소통’이다.

성 구청장은 “솔선수범해서 사사로운 정이나 정당, 출신지에 구애되지 않고 용산구에서는 누구도 소외감을 느끼거나 상처받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할 생각”이라며 취임 초기부터 ‘구민과의 대화’에 무게를 두고 운영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성 구청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목요일마다 변함없이 ‘구민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 시간을 통해 대화와 설득으로 각종 개발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오해를 풀거나 하는 노력으로 구민으로부터 믿음을 얻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구청을 찾아와 실력행사를 하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군림하는 행정’이 아닌 ‘모시는 행정’을 지향하고자 했던 성 구청장의 구정운영 철학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내 균형개발을 위한 분야도 성 구청장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용문, 신계, 효창, 청파구역 주택재개발사업, 국제빌딩 주변 도시환경 정비사업과 도심 역세권 개발, 용산역 전면 도시환경정비 사업 등이 현재 그의 관심 속에서 진행되는 개발과제다.

그는 “용산은 한남뉴타운, 국제 업무지구 등의 굵직한 지역 개발 사업과 효창·청파 주택 재개발, 용문·원효로 주택 재건축 등 굵직굵직한 재개발 재건축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용산 참사에서 보듯 재개발과 재건축 문제로 주민들의 의견이 나뉘고 서로 입장차가 너무 커서 어제의 이웃이 오늘의 적이 되어 돌아서버리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렇게 갈라지는 마음을 하나로 묶고 대화와 소통으로 방안을 찾고 연구해보는 것이야말로 현재 용산 개발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용적률과 원주민의 정착율을 높여 주민의 개발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더 나아가 개발 분담금은 최소화하고 세입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을 정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이를 위해 구 재개발 전담팀이 구성돼 재개발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부분을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는 대화협의체 도시개발분쟁 조정위원회의 활약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성 구청장은 “앞으로는 이 위원회에서 주민 의견 조정은 물론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주민과 함께 하는 재개발사업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성 구청장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렉스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에서 발생한 관리처분계획 무효 주장 민원을 개발전담팀에서 조정, 중재에 성공한 사례가 그것이다.

또한, 한남연립주택 재건축 과정에서는 조합원들이 조합원 분담금을 과다 산정되었다며 주택 재건축을 반대하고 대형 평수대신 소형 평수 비율을 높여 주택 재건축을 추진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이에 대해 구는 분양 평수 하향 조정으로 재설계를 권유한 후 조합 총회를 거쳐 이를 결정하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분야 역시 지역 균형개발 못지않게 성 구청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사안이다.

강북 최고의 교육 특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크다.

성 구청장은 “용산의 미래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교육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며 교육투자 부문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를 안전하고 현대화된 시설로 바꾸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명문고 육성,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원어민 외국어 교실 운영 등을 통해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오는 용산’, ‘스쳐가지 않고 떠나지 않는 용산’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적 인프라 구축이 제일 중요하다”며 “현대판 맹모는 예전의 ‘맹모’보다 더욱 각별하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이사하고, 교육적으로 좋은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성 구청장이 시작한 것이 각국 대사관과 미군 부대 등 뛰어난 교육 인프라를 활용한 ‘원어민 외국어 교실’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 5개 외국어 강의는 물론 미 8군, 대사관, 문화원을 연계한 문화체험행사를 진행하여 용산구만의 특화된 원어민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의 관심과 호응이 무척 뜨거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 구청장은 또, “베트남 퀴논시에서 최근 들어와 숙명여대에서 공부중인 부이타이 리리(BUI THI LY LY)와 같은 지한파를 많이 만들어내어 한국을 대표하는 용산구로 발돋움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구민들의 다양한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성 구청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같이 살고 싶고,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용산이 되도록 용산아트홀을 지역 문화의 거점으로 삼아서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들을 기획하고 유치하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이제 앞으로 이태원 거리에서 외국대사관과 연계한 세계문화 페스티벌과 세계음식축제처럼 색다르고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날이 멀지 않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사진설명=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돌아오는 용산', '스쳐가지 않고 떠나지 않는 용산'을 만들기 위해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민경 최민경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