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별세한 탤런트 김인문(72)씨의 유작 영화 '독짓는 늙은이'가 개봉에 앞서 빈소에서 먼저 상영됐다.
조문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부인의 뜻에 따라 26일 정오부터 27일까지 상영한다.
'독 짓는 늙은이'는 황순원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소재익 감독이 연출했다. 지난해 3월 '독 짓는 늙은이'의 주인공 '송 노인'으로 캐스팅 돼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고인은 이후 방광암 발병 사실을 알고 투병에 들어갔다.
영화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지만 손녀이기도 한 제작자 김은경 디앤지스타 대표는 시나리오를 수정, 김씨가 투병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은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고인은 대사는 할 수 없었지만 표정과 동작으로 연기, 올 1월까지 병상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26일 "할아버지의 장례 절차를 마친 후 배급사를 찾아 개봉을 서두를 계획"이라며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할아버지가 이 작품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슬퍼했다.
김씨는 2005년 8월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방광암, 뇌졸중과 싸워오다가 25일 오후 6시30분께 경기 고양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동국대 농업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영화 '맨발의 영광'으로 데뷔, 1968년 TBC 특채 탤런트로 방송에 입문해 영화 '맨발의 영광' '엽기적인 그녀' '어린 신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맛있는 청혼' '저 푸른 초원 위에' 등 숱한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1990년부터 2007년까지 방송된 KBS 1TV 농촌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 탤런트 전원주(72)의 남편 역으로 출연해 '백구두 신사', '김포 백구두'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특실 1호, 발인 28일 오전 8시, 장지 경기 파주 크리스천 메모리얼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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