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여자… “내겐 문제되지 않았다”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5-17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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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2’ 여인영 감독 방한… “3편도 연출 맡고싶어”
재미동포 여인영(39·제니퍼 여 넬슨) 감독이 할리우드 만화영화 ‘쿵푸 팬더2’를 들고 고국을 찾았다.

2008년 개봉해 세계에서 6억3000달러(약 6900억원)의 막대한 흥행수입을 기록한 1편의 후속작이다.

26일 개봉에 앞서 최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사전 공개된 ‘쿵푸팬더2’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과 피해의식을 중국 정복으로 보상 받으려는 흰 공작 ‘셴’(게리 올드만)의 마수에 맞서 사랑과 우정의 힘을 바탕으로 평화를 찾으려는 팬더 ‘포’(잭 블랙)와 쿵푸의 5가지 유파를 상징하는 호랑이 ‘타이그리스’(앤절리나 졸리), 사마귀 ‘멘티스’(세스 로건). 뱀 ‘바이퍼’(루시 류), 원숭이 ‘몽키’(청룽), 학 ‘크레인’(데이비드 크로스) 등 친구들, 사부인 레서 팬더 ‘시푸’(더스틴 호프만)의 모험을 담았다.

셴은 전편의 파워풀한 악당 호랑이 ‘타이렁’과 달리 ‘삼국지’의 조조 같은 권모술수를 갖추고 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한 더욱 사악한 존재다.

여 감독은 “‘쿵푸팬더2’는 ‘내면의 평화를 찾는다’와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다’는 두 가지 주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더불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셴과 양아버지(거위 ‘핑)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포를 대비시켜 가족애를 강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포’의 목소리를 연기한 잭 블랙(42)에 관해서는 “발차가 같은 모든 연기를 실제로 다해 녹음이 끝나면 땀범벅이 될 정도로 열정이 넘치는 배우”라고 평했다. ‘타이그리스’를 맡은 앤절리나 졸리(36)를 두고는 “우아하면서도 쿨하고 귀여우며 훌륭한 엄마”라면서 “영화에서 ‘입양아’로 설정된 포를 표현하면서 실제 자녀 3명을 입양한 졸리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네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한 여 감독은 롱비치대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졸업 후 1994년부터 1997년까지 HBO에서 TV시리즈 6편의 제작에 참여했다. 그 중 연출을 맡았던 TV 시리즈 ‘스폰’으로 1999년 에미상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따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3년 드림웍스에서 근무하던 친언니로부터 ‘말을 잘 그리는 아티스트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입사했다.

이후 ‘신밧드-7대양의 전설’(2003)의 스토리 총괄, ‘마다가스카’(2005)의 스토리 작가 등으로 활약하면서 풍부한 감수성과 뛰어난 스토리텔링에 한국적 감성과 특유의 끈기를 더해 2008년 자신이 1편의 스토리를 총괄한 이 영화의 2편을 연출하게 됐다.

여 감독은 드림웍스 최초의 아시아계 감독이자 동서양을 막론한 첫 여성감독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여성이고, 동양인이라는 것이 드림웍스에서 일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하는 것을 팀원들이 기대하게끔 했다”며 “처음 입사해 적응이 안 됐을 때도 팀원들이 많은 지원을 해줬고, 지금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여 감독은 “미래의 작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보다 열어놓고 있다.기회가 된다면 실사 액션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우선 ‘쿵푸팬더2’의 흥행이 잘 돼 3편의 감독을 맡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모국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애정도 비쳤다.

“미국인 남편이 한국 영화를 좋아해서 함께 자주 본다. 최근에는 ‘아저씨’를 재미있게 봤다. 내가 너무 좋아하니 남편이 블루레이 디스크를 7장이나 사서 사람들에게 나눠줬을 정도다. ’아저씨’에 나온 배우 원빈을 만나고 싶다. ‘올드보이’, ‘괴물’, ‘마더’도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한국 애니메이션 중에는 어린 시절 ‘로보트 태권V’를 봤고 최근에는 ‘천년여우 여우비’를 감명 깊게 봤다. 얼마 전 ‘뽀로로’를 봤는데 정말 귀여웠다.”

여 감독은 17일 문화체육관광부 모철민(53) 제1차관을 만나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 방향 등에 관해 대담한다. 18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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